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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3월 19일 한국교회의 공동수호자 동정마리아의 배필 *성요셉 대축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19 조회수1,067 추천수13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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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한국교회의 공동수호자 동정마리아의 배필 *성요셉 대축일(R) - 마태 1,16.18-21.24ㄱ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인간의 끝에서 시작하시는 하느님>

 

 

    인간적인 시각으로 요셉을 바라보니 참으로 억울하고도 난감한 인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시 요셉은 마리아와 약혼한 상태였습니다. 결혼식이 바로 코앞이었겠지요.

 

    요셉은 마리아와 함께 차근차근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일주일씩이나 걸리는 결혼잔치에 소요될 물품들도 구입하고, 청첩장도 돌리고,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살림살이들을 하나하나 장만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요셉 입장에서 정말이지 가슴 설레는 나날이었는데 난데없는 날벼락이 떨어진 것입니다.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마리아가 갑자기 아기를 잉태한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약혼자 입장에서 이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 또 어디 있겠으며, 이보다 더 슬픈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성령으로 인한 잉태 사실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요셉 입장에서 정말이지 미치고 환장할 일이었습니다. 이 난감한 현실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요셉의 마음은 마리아를 향한 분노와 적개심으로 가득 차 밤잠도 제대로 못 잤을 것입니다. 뭐라 변명도 못하는 마리아의 애매한 태도에 더 화가 났을 것입니다.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 착한 요셉이었기에 마리아를 향한 분노와 적개심을 내리누릅니다. 정말이지 순교자적인 인내심을 발휘해서 마리아를 법정에 세우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요셉 입장에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세상의 끝에 선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제대로 된 바닥체험을 톡톡히 하고 있던 요셉, 세상의 끝에 서 있던 요셉에게 하느님께서 접근하십니다. 때가 이르렀기에 하느님께서 직접 개입하십니다.

 

    남달리 겸손하고 순종적이었던 요셉을 선택하신 하느님께서는 잠시 후부터 시작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데 함께 하자고 초대하십니다. 이제 요셉의 상처는 영광으로 변화됩니다. 요셉의 좌절은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희망으로 변화됩니다. 요셉 인생의 끝은 하느님 측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인간의 끝은 하느님에게는 시작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놀라운 하느님의 육화강생 사건 앞에서 요셉이 취한 태도는 정말 의연하고 대범했습니다.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두려워하거나 호기심을 갖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기도하는 마음,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는 마음, 놀라운 대 사건 앞에 경외하는 마음을 지녔습니다.

 

    인간의 눈으로는 정말 이해하지 못할 육화강생 사건이었지만 한결같이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하느님의 인류구원사업에 참여하였습니다. 경청과 침묵의 달인이자 순명과 기도의 전문가였던 요셉의 협조로 하느님의 인류구원사업은 무리 없이 진행되어나갔습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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