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자와 라자로(자신만을 위한 휴식과 여가)
작성자김종호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0 조회수556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고해성사에 임하기 위해 그동안의 잘못들을 뉘우치다보면 너무 많은 것들이 떠올라 정리하기가 어렵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소홀히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자신이나 가족의 안위에만 힘쓰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을 돌보며 살아가는 일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벌고 나와 내 가족만 행복하게 살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늘 독서는 말합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5일 근무제가 되고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진 사람들은 주말에 주로 자신과 가족들만의 짜릿한 휴식과 여가를 보냅니다. 대형마트와 쇼핑센터, 백화점, 영화관, 유명 맛집이나 휴양지, 캠핑장 등 여유롭고 호화로운 삶이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면 1~2시간이라는 대기시간도, 몇 만원의 돈도 아깝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휴식과 여가를 보내면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불편한 관계에서 오는 답답함, 습관적인 죄와 늘상 반복되는 죄의 굴레를 알면서도 변화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과 좌절, 그리고 나아가서는 아예 체념하고 죄에 빠져 살아가는 무기력한 삶과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경험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는 없애 줄 수 있어도, 그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본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본질적인 문제들은 묵혀둔 채 거기에서 나오는 부스럼과 같은 스트레스를 그 때마다 쓸어버리기에만 바쁠 뿐입니다. 실상은 남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준다기보다 내 욕심과 허영심, 교만과 성급함, 무관심과 얕은 이해심이 만들어내는 스트레스가 훨씬 많은데도 자신이 변화하려는 노력보다는 쌓여진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데에만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주말에 나와 가족만의 즐거움을 찾아나서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가족들이 함께 이웃에 사는 환자를 찾아 돌본다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한다거나 피정에 다녀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돈을 쓰는 것보다 시간을 쓰는 것이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빨리 깨달았으면 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도 자신을 위해서만 부를 사용할 줄 알았지,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관심과 애정의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물 한방울 마실 수 없는 메마른 지옥에 떨어졌다는 경고를 잘 새겨듣기로 합시다. 이번 사순시기를 통해 자신의 시간과 재화를 사용하는 방법이 좀 더 성숙하고 지혜로워 질 수 있도록 우리의 스승이신 주님께 배우기로 합시다. 그분은 우리의 마음을 살피시고 속을 떠보시는 분이기에 우리가 저마다 한 행실의 결과에 따라 갚아주실 것입니다.

주여, 당신 위해 우리를 내시었으니 우리 마음이 당신 안에 쉬기까지 안식이 없나이다.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알되 당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며, 이 모든 것을 모르나 당신을 아는 자는 행복합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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