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2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2 조회수363 추천수4 반대(0)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실력이 모자란 사람들이 야구팀을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인생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술에 의지하는 사람, 고독과 싸우는 사람, 누군가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가득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야구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지옥훈련을 거치고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거듭났습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감독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선수들을 끝까지 믿어주고 함께 했던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감독을 믿고 지옥훈련을 받아들였던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성소국은 학생들이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신학교에 입학하기를 바라지만 신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성적과 인성을 고려해서 선발합니다. 2014년에는 예년에 비해 적은 인원이 신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아쉬움이 있지만 학생들의 선발은 신학교의 고유 권한이기에 받아들입니다. 10년이라는 양성과정을 거쳐서 모든 학생들이 그리스도의 향기가 물씬 나는 사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신학교의 지망자들을 성적과 인성으로 뽑을 수 있는 한국교회는 축복받았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성적과 인성으로 뽑을 수 있는 사제 지망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아도, 성적이 좋지 않아도, 인성이 부족해도사제가 되려고 한다면 우선 받아들이려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사제성소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보면 사랑하는 자식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자식이 아니라 원수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공부는 하지 않고, 게임만 하는 아들, 취직은 하지 않고 늘 손만 벌리는 아들, 술을 마시면 주사를 부리고 싸우는 아들,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늘 방 안에만 틀어 박혀 있는 아들, 사업을 한다고 겉멋만 들어서 가산을 다 탕진하는 아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도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말을 해드려 할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다행히 오늘 복음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과 연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자식이 잘못되는 것에 대해서 사랑과 연민을 갖기 보다는 실망과 포기를 하곤 합니다. 나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을 갖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로 하는 말이 너는 누굴 닮아서 그러니!’라고 말을 합니다. 복음에서 나오는 큰 형처럼 동생을 무시하고, 모른 척 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어머니를 생각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늘 밥 한 그릇을 따로 퍼서 장롱 이불 사이에 넣어 두셨습니다. 집을 나갔던 둘째 형이 돌아오면 따뜻한 밥을 먹게 하시려고 그러셨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큰 아들처럼 둘째 형을 판단하고 비난하였습니다. 집에 있던 돈을 몰래 가지고 나가서 써버리는 형이었기 때문입니다. 집에 돌아오면 일은 하지 않고 술을 마셨던 형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큰 관심도 없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공부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달랐습니다. 어머니의 가슴에는 언제나 작은 형을 위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집을 나갔던 형이 돌아오면 아무 말 없이 따뜻한 밥을 먹게 하셨습니다. 그것이 어머니의 마음이었고, 그것이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자비로운 아버지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사랑이 작은 형을 변화시켰습니다. 둘째 아들의 변화는 자비로우신 아버지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둘째 아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에 둘째 아들이 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행복은 무엇을 통해서 얻을 수 있을까요?

둘째 아들은 외적인 것을 통해서 행복에 이르고 싶어 했습니다. 바로 돈, 명예, 권력입니다. 외부에서 오는 충만함이 사라졌을 때, 둘째 아들은 곧 불행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들은 절반의 행복만 주기 때문입니다. 절망과 고통 중에 둘째아들은 아버지께 돌아가는 것만이 자신을 고통과 절망으로부터 구원해 주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컸지만 참된 행복을 갈망하기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버지는 둘째아들이 회개하고 돌아올 때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할 때, 비로소 참된 인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돌아온 둘째 아들을 대하는 큰 아들을 봅니다. 큰 아들의 가장 큰 잘못은 선과 악을 스스로 판단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동생을 받아들이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는 것, 그와 같은 판단을 하는 분도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때로 큰 아들처럼 우리가 하느님을 우리의 기준으로 우리의 잣대로 규정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은 하느님을 따르면서 나의 모든 것을 하느님의 선하심에 맡겨드릴 때 주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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