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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3주일/생명의 물/글:배광하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2 조회수688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솟아오르는 영원한 생명의 샘물>
사순 제3주일/요한복음 4,5-42<또는 4,5-15.19ㄴ-26.39ㄱ.40-42>

생명의 물


모든 생명의 근원은 물이라고 합니다. 우리 인간들도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에 물(양수)속에 있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9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70% 이상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우리 몸은 물이 부족하면 물을 달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오늘 독서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에서 모세에게 불평을 늘어놓은 내용도 ‘물을 달라’였습니다. 물은 생명을 살립니다. 또한 정화의 작용을 합니다. 우리가 매일 얼굴과 몸을 씻을 때 사용하는 물이나 세상의 모든 종교 예식에 사용되는 물이나 모두 영과 육의 정화를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같은 정화를 몸소 보여 주시기 위하여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 여인은 육의 생명을 살릴 현실적인 물을 달라고 예수님께 청합니다.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 14).

진정 우리가 청해야 할 물이 어떤 것인지를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그 영원한 생명의 물을 구하되 육신의 갈증 이상으로 열렬히 청해야 할 것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목마른 당신께서 먼저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였듯이, 우리 역시 목마른 자 되어 생명의 물을 간절히 청해야 합니다.

1970년 유신시대, 많은 젊은이들이 울분을 삭이며 주술처럼 읊던 시가 있었습니다. 바로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입니다. 시인은 자유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마음을 마치 갈증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목마른 자의 심정으로 시를 써 내려갔습니다.

“신 새벽 뒷골목에 / 네 이름을 쓴 다 민주주의여 /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 도 너무도 오래 /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 네 이름을 남 몰래 쓴 다 민주주의여 / <중략>... 숨죽여 흐느끼며 / 네 이름을 남 몰래 쓴 다 / 타는 목마름으로 / 타는 목마름으로 / 민주주의여 만세”

복음의 병자들은 남의 시선과 만류와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타는 목마름으로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그들은 입안이 바짝 바짝 마르는 갈증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 같은 타는 목마름의 외침 결과 은총의 치유가 그들에게 왔던 것이고 드디어 예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물을 마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활의 물


영원한 생명의 물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에 사마리아 여인은 육신의 물을 청하며 어두운 자신의 과거에 그냥 머물러 있습니다. 이제 곧 광야를 벗어나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생명수가 넘치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게 될 시점에서도 과거 이집트의 어둠을 털어내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육신의 물만 청하며 온갖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습니다.

그 같은 우매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사마리아 여인에게, 현재의 우리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물이 있음을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느닷없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가서 네 남편을 불러 이리 함께 오너라.”(요한 4, 16). 하십니다.

물론 사마리아 여인에게 다섯 남편이 있었으며, 지금 함께 사는 남자도 남편이 아님을 아시고 하신 말씀이셨습니다. 이는 여인의 슬프고 어두운 과거의 묶임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의 표현이셨습니다.

먼저 다가가시어 찾아내시고 끌어내시는 한없는 사랑, 그 같은 사랑이 죄에 빠진 우리를 살리는 부활의 생명수가 됩니다. 육신을 살리는 물이 아니라, 영혼과 육신을 동시에 살리는 부활의 물을 체험한 여인은 이제 그 기쁜 소식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자기 혼자 부활의 생명수를 마시기에는 너무도 벅찬 기쁨을 누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이기고 생명의 부활을 체험한 이들은 그 벅찬 기쁨을 가슴 안에 감추어 둘 수 없습니다. 이웃들도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자신이 맛본 부활을, 영원한 생명을 주는 물을 마시도록 인도하고 싶어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복음이 알리는 신비이며 기쁨입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이 기쁨을 체험한 뒤, 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로마 5, 8).

우리는 끊임없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물을 목말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랑의 주님으로부터 그 생명수를 거저 마셨다면, 그 물을 다른 이들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것이 사순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자세입니다.................◆

[말씀자료 : -배광하 신부- I 편집 : 원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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