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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봉헌회)두 목마름의 만남/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끌레멘스신부님 사순 제3주일(2014)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3 조회수808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순 제3주일(2014) (서울 봉헌회) - 두 목마름의 만남
 
어제 우리는 남양주시 불암산 밑에 있는 요셉 수도원이 원장좌 자립 수도원으로 승격된 축하 미사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미사와 축하식에서 많이 들었던 말은 바로 ‘영성의 오아시스’라는 것입니다. 요셉 수도원이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쉬어가고 그 목마름을 축여주는 영성의 샘터가 되라는 기원이었습니다.

우린 복음 이야기를 들으면 제일 먼저 사마리아 여인의 목마름을 봅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를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린 목마릅니다. 사마리아 여인처럼 매일, 아니 전 일생에 걸쳐 죽을 때까지 우물에 와서 물을 길러야 하는 노력과 수고로움을 겪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자체가 고통입니다.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수도꼭지가 집 마당에 있어서 수돗가에서 물을 길러 사시사철 부엌으로 날라야 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제발 수도꼭지를 부엌으로 연결시켜 달라고 했지만, 돈이 없는 관계로 그 꿈을 이루지 못하셨습니다(지금은 아파트에 계셔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린 사람을 그리워하고, 정에 굶주리고, 사랑에 목이 탑니다. 또 어떤 사람은 돈처럼 물질적 결핍 때문에 돈을 찾기도 하고, 세속적인 명성과 자기 만족에 목마른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목마름은 우리 인간의 근원적인 갈증을 드러냅니다. 바로 하느님께 대한 목마름, 그러니까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께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고, 또 물을 길으러 이리 나오지도 않아도 되겠습니다.”고 청한 것처럼, 우리의 목마름을 채워줄 근원적인 물을 원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우리의 목마름에만 관심을 둡니까? 우리의 결핍에만 신경씁니까? 우리보다 더 목마른 사람의 호소에는 왜 우리 귀를 닫고 있습니까? 예수님의 목마름은 과연 우리는 생각하고 있습니까?

오늘 복음 첫머리에서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렇게 청하십니다. “나에게 마실 물을 좀 주시오.” 긴 여행 때문에 몸이 지친 나머지 물을 청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이해입니다. 우리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근원적인 목마름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당신의 마음을 받아주기를 주님이 우리에게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외치신 말씀을 생각합니다. 십자가에서“목마르다”고 외치셨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받아주기를 목말라하십니다. 하느님의 호소입니다. 당신을 찾지 않는 우리를 향해 외치시는 간청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목마름을 채우기 전에 무엇보다도 주님의 목마름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의 목마름보다 더 목마르신 주님의 그 애잔한 마음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 자신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우리의 관심을 주님께 돌려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목마름과 예수님의 목마름이 서로 만나게 됩니다. 이는 바로 사랑의 만남입니다. 서로 안에서 목마름을 해소합니다. 우리는 목마른 주님께 물을 드리고 주님은 목마른 우리에게 생명수를 건네주십니다. 주님의 목마름 안에서 우리는 물을 마시고 우리의 목마름 안에서 주님도 물을 마시십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랑의 신비입니까?

우리 각자가 우리 수도 공동체가 진정 마음을 다해 기도할 때만이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마실 수 있습니다. 성체께 자주 달려갑시다. 습관적으로 ‘보았던’ 미사에 적극적으로 또 능동적으로 ‘참례’합시다. 시간전례를 거행할 때 우리의 마음이 우리 목소리와 하나가 되도록 바칩시다. 그리고 묵주기도를 더 자주 더 많이 바칩시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성 베네딕도는 말씀하십니다. “아무것도 그리스도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마라.” 아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복음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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