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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예찬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4 조회수820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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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3.24. 사순 제3주간 월요일

열왕5,1-15ㄷ 루카4,24ㄴ-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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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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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겸손'에 대한 묵상나눔입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가 겸손입니다.

겸손의 어원이 흙에서 기인하니 흙같은 겸손입니다.

온갖 초목들에 덮여 보이지 않으면서 만물을 키워내는 어머니 자연의 품같은 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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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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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사제가 머리에 재를 얹으며 하신 말씀입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갈,

흙에 대한 본능적 향수를 지닌 사람이기에 흙을 보면 마냥 편안해 지는 것입니다.

흙에서 나와 흙에로 돌아 갈 인간의 한계와 운명을 생각한다면

저절로 흙같은 겸손한 사람이 될것입니다.

새삼 흙같이 겸손해야 무위(無爲)의 참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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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사랑, 겸손한 믿음입니다.

사랑과 믿음의 진위를 판별하는 잣대도 겸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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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도 규칙에서 '7장, 겸손에 대하여'라는 장은 무려 70절에 이르며

베네딕도 영성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실 겸손은 모든 영성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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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사람은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습니다.

원죄와도 같은 불치의 영적질병과도 같은 편견이요 선입견입니다.

겸손의 반대가 교만이요 교만에 저절로 따라 붙는 편견과 선입견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기를 아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반대로 교만한 사람은 자기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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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독서의 주인공, 아람 임금의 군대 장수인 나아만의 인물 탐구가 재미있습니다.

'나아만은 힘센 용사였으나 나병 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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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이 없었다면 나아만은 평생 기고만장의 교만한 사람으로 살다가 인생 마쳤을 것입니다.

아마 나아만의 교만의 영적질병을 치유해주시고자 주신 육신의 나병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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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십시오. 그러면 새살이 돋아 깨끗해질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의 평범한 말 한마디에 불같이 화를 내며 발길을 돌리는 교만한 나아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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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연히 그가 나에게 나와 서서,

주 그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며 병든 곳위에 손을 흔들어 이 나병을 고쳐주려니 하였다."

높은 지위와 함께가는 교만임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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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힘들 듯이 높은 지위의 사람이 겸손해지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나아만은 그의 부하들의 충고에 겸손히 순종하여

요르단 강에 내려가서 일곱 번 몸을 담갔고

마침내 그는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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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교만의 치유로 겸손해지자

자연히 육신의 나병 치유가 뒤따르는 이치가 새로운 깨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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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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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사람, 엘리사 앞에서 신앙을 고백하는,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알게 된 겸손한 나아만입니다.

육신 나병의 치유와 더불어 영혼의 나병인 교만도 치유되어 겸손한 사람이 된 나아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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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예수님 고향 사람들 역시 편견과 선입견의 교만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엘리사를 받아들인 나아만과 달리 이들은 예수님을 영접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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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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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예수님은 고향 사람들의 이런 무시와 냉대의 시련을 통해 더욱 겸손해 졌을 것입니다.

진정한 용기는 겸손에서 나옵니다.

겸손한 사람이 용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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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말씀에 화가 난 이들은 예수님을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지만

예수님은 용감하게 정면 돌파하여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표연히 떠나십니다.

진정 겸자(謙者)가 용자(勇者)임을 깨닫게 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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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겸손케 하시고 영육의 질병을 치유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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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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