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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4 조회수1,253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3월 24일 사순 제3주간 월요일
 
 
No prophet is accepted
in his own native place.
(Lk.4,24)
 
 
 
제1독서 2열왕 5,1-15ㄷ
복음 루카 4,24ㄴ-30
 

여러분들에게 공지사항 한 가지 말씀드린 뒤에 ‘새벽을 열며’ 묵상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부터 제가 자리를 비워야 합니다. 우선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중국 소주에서 특강이 있고, 수요일 밤부터 금요일까지는 신부님들과의 모임이 있어서 묵상 글을 올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며, 토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새벽님들을 위해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

어떤 책에서 남태평양의 어떤 외딴 섬에서 원주민들에게 전교활동을 하던 미국인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열심히 주님을 알리면서 원주민들이 교회에 나올 수 있도록 인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주일에 원주민들이 하나 둘 교회로 나왔는데, 선교사들이 기겁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글쎄 원주민 여자들이 맨가슴으로 교회에 온 것입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윗옷을 구해서 그녀들에게 나누어 주고는 다음에 올 때에는 꼭 이 옷을 입고 오라고 했지요.

다음 주일, 선교사들은 더욱 더 깜짝 놀랐습니다. 원주민 여자들이 윗옷의 가슴 부분에 구멍을 내서 시원하게 가슴을 드러낸 채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사실 원주민들에게 가슴을 드러내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서구 사회의 관습을 내세워서 갑자기 옷을 입게 되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그래서 입기는 했지만 통풍이 잘되도록 가슴 부분에 구멍을 내었던 것이지요.

선교사들이 오기 전에는 원주민들 사이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서구의 관습에 의해서 문제로 부각된 것입니다. 물론 서구 사회에서는 풍기문란이라는 경범죄에 해당하겠지요. 하지만 원주민 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불편한 옷을 오히려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맞는 것일까요?

관습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사랑을 실천할 수 없다면 그것은 큰 잘못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이 고정관념을 좀처럼 버리지 못합니다.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은 더욱 더 고정관념에 쌓여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들이 거룩한 예언자나 비범한 인물에게서 이루어지리라 믿고 있었지요. 그래서 예수님을 가리켜서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하며 별 볼 일 없는 사람의 자식임을, 따라서 그리스도가 절대로 아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확신을 깨뜨리며 엘리야가 사렙타 과부에게만 갔고, 엘리사가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을 고쳐 주었다는 말씀을 해주시지요. 즉, 주님의 말씀은 완고한 백성보다 열린 마음으로 당신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열린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일까요? 혹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내세워서 사랑의 길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담 너머로 누군가 우리를 구원해 주러 오리라 믿지 마라. 우리가 바로 기다려 온 그들이다. 즉, 세상을 바꾸는 것은 초인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는 말이다.(호피족 격언)

 
엘리사와 나아만 장군.

 

 
몸에 지닌 추천장(‘좋은생각’ 중에서)

아동 문학가 방정환의 수필 ‘몸에 지닌 추천장’에는 한 지배인의 일화가 나온다.

어느 회사에서 인재를 뽑는다는 공고가 붙자 10여명의 소년이 저마다 유명 인사의 편지를 한 장씩 받아왔다. 그런데 지배인은 추천장을 들고 온 사람은 모두 돌려보내고 빈손으로 찾아온 소년을 뽑았다. 옆에 있던 이가 이를 이상히 여겨 물었다.

“어찌 훌륭한 면사가 보증하는 사람은 뽑지 않고 아무런 추천도, 보증도 없는 소년을 뽑았습니까?”

그러자 지배인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허허, 사실 그 소년은 가장 빼어난 추천장을 갖고 왔습니다. 첫째, 그는 문에 들어서기 전 구두의 흙을 털었고, 들어와서는 조용히 문을 닫았으니 이는 주의 깊고 차분하다는 증거요, 다리를 절뚝이는 사람에게 즉시 앉았던 자리를 내주었으니, 성품이 어질고 친절하다는 뜻이지요.”

“둘째, 말을 물을 때 모자를 벗고 대답했으니 그것은 민첩하고 똑똑하다는 말이요, 방바닥에 떨어진 책을 보자마자 얼른 집어 책상 위에 올렸으니 사려깊다는 뜻입니다. 깨끗한 옷과 단정한 손톱 역시 소년의 정갈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사람을 밀지 않고 물러섰다 천천히 나가는 모습에서 다시 한 번 그의 성품을 엿볼 수 있었지요.”

“이보다 더 훌륭한 추천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명사가 쓴 몇 백 장의 추천장보다 더 나은 추천장을 몸에 지닌 게 아닙니까? 그러니 그 소년 대신 누구를 뽑겠습니까?”

자신이 자신의 몸에 새긴 추천장이 가장 으뜸가는 추천장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추천장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요? 남이 써주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바로 내가 직접 가장 훌륭한 추천장을 쓰고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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