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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하느님께 대한 충성이 정결함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4 조회수1,15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사순 제3주간 화요일


<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


복음: 루카 1,26-38






예수님의 탄생 예고


안젤리코(Fra Angelico) 작, (1432-1434),  코르토나 디오체사노 박물관


     < 하느님께 대한 충성이 정결함 >

 

        임금님을 사랑하는 한 시골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과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그 해는 워낙 농사가 잘 되어 먹음직스런 사과들이 많이 열렸습니다. 그는 그 중에서 가장 빛깔 좋은 것 몇 개를 골라서 임금님께 드리려고 궁궐로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문을 지키고 있던 이들은 의복도 입지 않고 고작 사과 몇 개 드리려고 임금님을 만나려고 하느냐며 그를 야단쳤습니다. 가장 좋은 옷을 골라 입고 나왔지만 궁궐을 출입하는 귀족들의 옷에는 비길 바가 못 되었습니다.

그가 실망하며 돌아서는데 마침 왕비가 밖에서 궁궐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왕비는 임금에게 굉장한 사랑을 받고 있었고, 동시에 백성도 사랑하는 분이었습니다. 왕비는 마차에서 내려 슬픈 표정의 농부에게 이야기를 듣고 잠시 기다리라고 하며 그에게서 사과를 받아서 궁궐로 들어갔습니다. 궁궐로 들어간 왕비는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금 쟁반에 사과를 담아 임금 앞에서 직접 깎아 주었습니다. 임금은 사랑스런 왕비가 깎아주는 사과를 맛보고 너무 맛있다며 고마워하였습니다.

왕비는 그 때서야 그 사과는 밖에서 기다리는 한 농부가 임금을 위해 가져온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임금은 당장 그 농부를 불러들이라고 하고 그에게 좋은 의복과 상을 주며 언제라도 수확한 것을 자신에게 직접 가져와도 된다고 허락하였습니다.

 

저는 성모님을 생각할 때 이 예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왕에게 합당한 것은 왕비이지 가난하고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농부가 아닙니다. 누구나 수준에 맞는 사람과 사귀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원숭이와 온전한 사귐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과 사귀기에 가장 합당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같은 하느님든지, 하느님처럼 거룩한 분이든지 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와 같은 죄인들은 하느님의 성전이 되기에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겸손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구약에서도 모세만이 하느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하느님은 그에게 당신 얼굴을 보는 것도 허락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렇지만 모세는 인간 중에 가장 겸손한 인간이었다고 말합니다. 가장 거룩한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은 그가 40일 동안 단식하고 난 후에 모세를 시나이 산 정상에서 만나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전쟁을 할 때, 모세가 지팡이를 들고 기도하면 이기게 해 주셨습니다. 지팡이는 성령을 의미하는데, 하느님의 성령, 즉 은총을 지닌 가장 겸손하고 거룩한 이와는 친교를 이루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께 은총이 가득하시다고 인사하고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다고 인사합니다. 은총은 성령의 선물인데, 은총이 가득하다는 말은 성령이 가득하시다는 말과 같습니다. 즉 성령으로 충만하시고 하느님과 직접적인 친교를 이루신다는 인사 하나만으로 우리는 성모님께서 모세보다도 더 거룩하고 깨끗하신 분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을 죄 있는 어머니에게 잉태되게 하실 수가 없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성모님을 통해 세상에 오실 수 있었다면, 우리 또한 성모님을 통해 하느님께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성모님을 택하셨다면 성모님만이 하느님을 만나 인간에게 당신 아드님을 옮겨주실 하늘의 문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모님의 정결함을 어떤 식으로 이해해야 할까요? 죄만 짓지 않으면 정결하고 거룩한 것일까요? 예수님을 순결하라고 하실 때 비둘기처럼 순결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성령님도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그렇다면 순결하고 거룩하라고 하신 비둘기의 상징은 바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비둘기를 생각해야 합니다. 전쟁 때도 비둘기를 이용해 소식을 전하였습니다. 그런 비둘기는 절대 다른 것에 한눈을 팔지 않고 목적지만을 향해 날아갑니다. 이것이 순결함이고 거룩함인 것 같습니다. 바로 하느님만을 바라보는 그 충성심이 깨끗함인 것입니다.

 

북구라파에 사는 흰담비는 털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흰담비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사냥꾼들은 흰 담비의 이러한 속성을 이용해 흰 담비를 잡는다고 합니다. , 흰담비가 사는 굴 입구에 숯검정을 칠해 놓고 숲속에서 놀고 있는 흰담비를 굴속으로 모는 것입니다. 굴 입구에 다다른 흰 담비는 자신의 흰털을 더럽히기 보다는 죽음을 택한다고 합니다.

하나의 동물조차도 자신의 털을 더럽히기를 원치 않아 죽음을 택합니다. 하물며 거룩한 하느님이 아무에게나 잉태되어 당신을 더럽히실 수 있을까요? 성모님 또한 하느님의 뜻만을 바라보며 스스로 당신의 순결함을 목숨을 걸고 지키신 분입니다. 그랬기에 그분을 통해 구원이 세상에 온 것입니다. 비둘기와 같은 깨끗함, 이것이 구원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또한 우리를 통해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도록 먼저 우리 자신을 정결하게 할 수 있도록 결심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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