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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엠마오 길에 만난 부활하신 예수님/묵주기도 7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5 조회수958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영광의 신비 1[5/6] :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

 

바로 그날,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이 엠마오라는 지역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날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주간 첫날이었다. 다시 말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그날이었다.

예순 스타디온은 약 11킬로미터 거리를 말한다.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면서 토론하면서 가고 있는데,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함께 걸으셨다.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눈이 가려졌다는 말은 그들이 믿음을 잃어버렸다는 뜻으로도 이해된다.

어떤 걸림돌이 그들의 눈을 막아 판단을 못하게 하는 것이리라.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 속으로 인도해 주실 때까지는 알아보지 못할 게다.

 

이것은 그날 이른 새벽의 막달레나 마리아에게서 나타났던 그 현상과 같다.

두 제자, 비록 열두 제자는 아니었지만

예수님의 권능을 드러내 보이시기를 기대하며 예루살렘까지 그분을 따라갔던 이들이다.

하지만 이제 그분이 겪은 수난과 죽음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에 대한 모든 희망을 버린 이들이었다.

이렇게 몹시 낙담한 이들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셨는데

그들은 눈이 가려 그분을 알아볼 수 없었던 게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그렇게 서로 주고받느냐?’라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라고

대꾸하는 투로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라고 물으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예언자 이셨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지도자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그런데 몇몇 여자가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시신을 찾지 못하고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그래서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의 이야기 요지는 대충 이렇다.

예수님께서 유다 당국의 단죄를 받으시고 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써,

제자들의 희망과 그 어떤 끈도 무산되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돌아기신지도 벌써 사흘이 되었는데도

하느님께서 그 예언자를 위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시는 것으로 보아,

이제 그 어떤 가망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아직도 당신을 예언자 정도로만 여기고 있는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 이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야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빈 무덤만으로는 부활하였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그들에게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낱낱이 설명해 주셨다.

 

사실 예수님은 살아생전 구약에 등장하는 고난 받는 야훼의 종처럼

당신 또한 고난 받으리라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말씀 하신 바 있다(루카 9,22,44; 18,32-33).

그런데도 두 제자는, 예언자들은 인정하면서도 그들의 예언은 그리 쉽게 믿지 않았기에

예수님으로부터 , 어리석은 자들아!’라면서 이렇게 책망까지 듣고 있는 것이다.

고난을 통해서만 하느님과 함께 누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리라는

예수님의 평소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라며 그분을 붙들었다.

이렇게 강권하다시피 하는 것은 팔레스티나의 손님 접대 관습에 들어맞는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들어가시는 그 엠마오의 집이 이 제자들의 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함께 묵으시려고 들어가셨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최후의 만찬 때와 똑같이 하셨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렇지만 루카 복음사가는 성찬례의 어휘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엠마오의 그 제자처럼

독자들도 빵을 뗌으로써, 곧 성찬례에서 빵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부활하신 분을 마나 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었던 것 같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두 제자는 그렇게 예수님과 식사를 할 때서야 비로소 그분을 알아본 것이다.

그들에게 십자가의 죽음이 이제는 더 이상의 걸림돌이 아니었다.

그들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이 바로 지금 자신들과 함께 계시는 분임을 알아보았던 것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육안으로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마음의 눈으로만 알아보는 것일까?

그러나 그것도 순간,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곧바로 사라지셨다.

 

하지만 두 제자는 실망하거나 낙담하지 않았다.

그것은 십자가 죽음으로 영영 만나질 못했다고 생각했던 스승 예수님을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만날 수 있었기에.

그리고 이제부터 그들은 믿음의 눈, 곧 마음의 눈으로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더구나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걸어온 지난 여정이 결코 헛된 게 아니었음을 느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에게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정녕 타오르지 않았던가!”

 

그들은 기쁨에 차서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제자 평소의 공동체와 합류했다.

그들도 이미 예수님이 부활하셨음을 믿고 있었다.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제자들 사이에서는 시몬에게 가장 먼저 나타나셨다는 구체적인 기록은 없다.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가 당신을 모른다고 하실 때에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처럼 체질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나는 너의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돌아오거든 네 형제들의 힘을 북돋아 주어라(루카 22,31-32).’라고

이미 예고한 바가 있다.

 

그리고 사도 바오로가 예수님의 부활을 다루면서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1코린 15,3-5)’라고 제자들 가운데에서는

시몬에게 먼저 당신의 모습을 보여 주셨다고 언급하였다.

이렇게 그 시각 예루살렘 공동체도 부활하신 예수님이

시몬 베드로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을 토대로 예수님의 부활을 확실히 믿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리얼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이후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자주 나타나시어

여러 가지 확실한 증거로써 당신이 살아 계심을 보여주셨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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