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가슴을 치며"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8 조회수1,058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사순 제3주간 토요일


< 바리사이가 아니라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


복음: 루카 18,9-14






성모자


오라지오 겐틸레스키 작, 로마 국립미술관


     < "가슴을 치며" >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실제로 있었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들을 엮은 것이라고 합니다. 1권에 나오는 누나와 앵무새란 제목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어머니는 벌써 몇 년째 앓아누워만 계셨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어느 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곱게 빗어 쪽찐 뒤 우리 남매를 불러 앉혔습니다. 어머니는 마치 먼 여행이라도 떠나는 사람처럼 슬픈 얼굴이었습니다.

정수야, 누나를 부탁한다. 니가 누나의 목소리가 돼줘야 해. 그럴 거지?”

엄마, 왜 그런 말을 하세요?”

어머니는 말 못하는 누나가 마음에 걸려 차마 눈을 감을 수가 없다며 나의 손을 꼭 잡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며칠 뒤 우리 남매의 손을 그렇게 하나로 맞잡고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먼 길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먼 친척의 도움으로 야간고등학교를 겨우 마친 나는 서울에 직장을 얻어 상경했고 누나는 떼래야 뗄 수 없는 혹처럼 나를 따라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피곤에 절어 집에 돌아온 나는 누나가 집에 앵무새 한 마리를 들여놓고 동네아이들을 불러다가 무엇인가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주주... ... 주우.......”

앵무새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아이들도 뭐라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일은 그 후로도 며칠이나 반복되었습니다.

주욱.... 주욱.....”

천식환자처럼 그렁그렁 대는 앵무새는 그날부터 내 늦잠을 방해하고 신경을 건드렸습니다.

제발, 저 앵무새 좀 치워 버릴 수 없어?”

나는 누나에게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누나는 내 성화를 못들은 채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생일... 추카... 생일... 추카!”

앵무새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습니다. 누나가 건네준 카드에는 단정한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생일 축하한다. 내 목소리로 이 말을 하고 싶었는데......’

생일축하! 목소리가 없는 누나가 난생 처음으로 들려준 말이었습니다. 앵무새에게 그 한마디를 훈련시키기 위해 누나는 그렇게 여러 날 비밀 작업을 했던 것입니다. 나는 쏟아지려는 눈물을 애써 감추며 입 안 가득 미역국을 퍼 넣었습니다.

정수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말을 못하는 누나를 자신 책임으로 맡겨주었기에 자신이 잘 보살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외적인 행동뿐이었지, 마음은 자신에게 그런 혹이 있는 것을 불편해 했습니다. 그 누나가 생일 축하한다는 한 마디를 들려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했는지는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수는 외적인 행동은 있었지만 마음이 없었고, 누나는 행동으로는 거의 표현을 할 수 없었지만 따듯한 마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이 누구인지 알려주기 위해 오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매일 미사에 나오고, 교무금 십일조 내고, 많은 봉사생활과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단식을 자주하여 그 돈으로 이웃을 돕는 완전한 신앙인입니다. 문제는 자신 스스로 의롭다고 여겨, 자신처럼 살지 못하는 다른 이들을 판단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반대로 세리는 매국노에다가 돈만 밝히는 사람이고 쾌락에 찌든 사람입니다. 다행히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리는 성전에 나와서 자신을 죄인이라 고백하며 불쌍히 여겨달라고 기도합니다.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예수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롭게 되어 돌아간 사람은 바리사이가 아니라 세리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에겐 행위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합니다. 마음이 사람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판단하는 사람은 마음이 교만한 것이고, 죄인이라 고백하는 이는 마음이 겸손해진 것입니다. 이 겸손한 마음은 오히려 그동안의 모든 죄를 씻어버릴 힘이 있지만, 아무리 잘 살아도 남을 판단할 정도로 높아져 있다면 지금까지 한 선행은 물거품이 됩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는 30센티 정도이지만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가슴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잊지 맙시다. 그리고 조금씩 행동이나 머리보다는 따듯한 가슴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