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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4년 4월1일 사순 제 4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01 조회수784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4년4월1일 화요일 복음묵상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요한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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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엄마와 두 딸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건과 같은 일들이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차를 마시면서도 스마트 폰 속 세상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으니,
대화는 단절되고 관계가 재미없어지는 세상입니다.
아이들이 잘못된 길을 걷는 것을 보고도 누구 하나 타이르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진 세상입니다.
한마디로 철저히 이기적이 되어버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벳자타라는 못이 효험이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38년간 못에 들어갈 수 없었던 불쌍한 사람의 처지와 마음을 헤아려보며, 별 다름 없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을 보게 됩니다.

작년 묵상과 별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그대로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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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들, 그 중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들 안에서,
가장 선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고 가장 악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38년간 누워있는 상태로 누군가 자신을 벳자타라는 치유의 못에 집어넣어주기를 기다렸다 합니다.
38년이라면, 당시 인간수명을 생각해봐도 대부분의 삶을 그렇게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곳에 있던 아픈 이들과 그들의 가족은 철저하게 이기적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38년간 몸을 가누지 못해 누워있던 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를 본 예수님의 마음이 오죽이나 안타깝고 서글프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그냥 지나치실 수도 없었을 것이고,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가 하는 탄식도 하셨을 겁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랫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 노랫말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게 살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꽃보다 아름답게 살 수 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노래하는 것일 것입니다.
꽃보다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 사람이건만,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추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전하는 이 가련한 이의 이야기는, 2천년 전, 어느 별난 곳에서 별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우리가 서있는 어느 곳에서도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는 아픈 이야기입니다.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힘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하게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아름다운 인간으로의 회복을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그저 감동이나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많은 마음들이 그들과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보일 수 있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결국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셨던 그분의 삶이었고 유언이 아니었겠습니까?

사람이 꽃보다도 아름다울 수 있고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끝까지 믿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희망이 거짓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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