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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이 바로 그때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02 조회수908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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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2. 사순 제4주간 수요일 이사49,8-15 요한5,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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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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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사야서 마지막 부분 말씀이 큰 위로가 됩니다.

-그런데 시온은 "주님께서 나를 버리셨다. 나의 주님께서 나를 잊으셨다."하고 말하였지.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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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나를 버려도 주님은 나를 버리지 않습니다.

모두 나를 잊어도 주님은 나를 잊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잊었지 주님은 우리를 잊지 않습니다.

행여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는다 하더라도 주님은 우리를 잊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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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말씀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바로 이런 주님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이요 희망입니다.

러니 '살기위하여' 주님을 기억해야 하고, 지금 여기서 우리의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 함께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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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은혜의 때요 구원의 날입니다.

주님과 함께 할 때 배고프지도 않고 목마르지도 않으며, 열풍도 우리를 해치지 못합니다.

우리를 가엾이 여기시는 분께서 우리를 이끄시며 샘터로 인도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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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하느님 중심에 확고히 믿음의 뿌리 내려야 온갖 유혹이나 착각의 환상에서 자유롭습니다.

이사야의 하느님 체험은 얼마나 풍요로운지요. 이런 주님께 자발적 응답이 찬미와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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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살리고 주님과 깊은 일치를 이뤄주는 것은 찬미와 감사의 삶입니다.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개의치 않고 항구히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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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 환성을 올려라.

땅아 기뻐뛰어라.

산들아, 기뻐 소리쳐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당신의 가련한 이들을 가엾이 여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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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찬미가 아니라 피조물과 함께 하는 우주적 찬미에 대한 응답이 주님의 위로와 치유입니다.

끊임없는 주님 찬미가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하며, 정화하고 성화하여 주님과의 일치를 깊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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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은 주님과의 일치의 정도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주님과의 일치의 모범이 예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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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시어 당신께서 하시는 모든 것을 보여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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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의 깊은 일치의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물론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어 우리에게도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보여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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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만 열리면 하느님 하시는 일을 깨닫습니다.

세상이 유지되는 것도, 내가 여기 살 수 있음도 하느님께서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님을 체험하고 깨닫는 자는 비상한 일을 추구하거나 이벤트를 만들지도 않습니다.

일상성을 존중하며 거기서 침묵 중에 일하시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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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읽은 신문 컬럼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돈이 많아지면 일상성이 파괴되는 경우가 더 많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자극뿐이라 그렇다.

일상성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

자유의 핵심을 간단하게 정의하면 일상성의 복원이다.

우리의 정치와 정책 그리고 우리 스스로의 인식은 너무 이벤트적이고 기념비적이다.

하지만 일상의 영역에선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결정이 가장 잘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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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심심해서 좋은 사회라는 것입니다.

새삼 평상심이 도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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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일하시는 방법이 이러합니다.

사람들과는 달리 하느님은 일상성을 존중하시며 침묵 중에 드러나지 않게 일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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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다음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흡사 살아있으나 때로 죽은 삶을 사는 우리를 향한 말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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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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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주님 앞에 깨어있는 자들에게는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은혜와 구원의 때요, 찬미와 감사의 때요, 일상성을 복원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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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잠에서 깨어나,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어나, 생명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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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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