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05 조회수1,056 추천수8 반대(0)

 

한 달에 한 번씩 동성 고등학교 예비 신학생들과 미사를 합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대견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학생들 모두를 신학교에 합격시켜 주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매년 많은 학생들이 성적 때문에 합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9명의 학생들이 재수를 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많은 것을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지식만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몸은 많은 영양분이 골고루 필요하듯이 사람은 삶을 살아가면서 지식 이외에도 필요한 것들을 채워야 합니다.

 

가끔씩 푸른 하늘을 보는 것,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는 것, 한편의 시를 읽는 것,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것, 자라나는 아이의 예쁜 눈망울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성적순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업적을 쌓았느냐를 묻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율법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많이 배웠습니다. 율법도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따뜻한 마음입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 볼 줄 아는 사랑입니다. 그들은 사람을 학력, 출신, 업적으로 판단하려 하였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공동체가 분열되고 갈등이 생기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밭에 잡초가 자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첫 번째는 핑계입니다. 아담은 하와에게 하와는 뱀에게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핑계를 댄 것처럼, 우리 사회에는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적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자녀들은 부모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핑계를 대면서 살아갑니다. 그럴 때 공동체는 심각한 균열이 생기고, 갈등은 더욱 커져갑니다. 본당 안에서도 공동체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핑계를 대면 공동체는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훼방꾼입니다. 성서에는 이런 훼방꾼들이 많았습니다. 거짓예언자들, 예수님을 비방했던 율법학자들,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을 배반했던 제자들, 권력의 입맛에 따라 옮겨가는 군중들이 훼방꾼입니다. 훼방꾼들 중에는 열심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성서를 공부했고, 율법을 알았지만 본인들은 그 성서의 말씀대로, 율법의 정신대로 살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공동체가 분열에 이르는 것은 방향성을 상실한 열심한 사람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많이 알고, 많은 말을 하지만 하느님 나라라는 방향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3가지 독한 기운들이 나옵니다. ‘탐욕, 수치, 진노와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독한 기운들이 공동체를 분열시키게 됩니다.

 

하느님 나라는 밭에 묻혀있는 보물과 같습니다. 밭이라는 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 밭에는 자갈도 있고, 뿌려놓은 거름도 있고, 잡초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 밭에서 보물을 캐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공동체에는 모두가 착하고, 정직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는 분열과 갈등, 상처와 아픔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그 안에서 보물을 찾는 마음으로 공동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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