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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은 분별의 잣대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14 조회수938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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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4. 성주간 월요일 이사42,1-7 요한1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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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분별의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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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다 때가 있습니다.

때를 알아 때에 맞게 사는 것이 지혜요 겸손입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고 오르막길보다 어려운 것이 내리막길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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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전성기의 오르막길이 아니라 죽음을 앞둔 내리막길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개인의 처신이 참 중요합니다.

내적 정체성이 확고해야 평온한 마음으로 이런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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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복음의 예수님에게서 1독서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을 연상했습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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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내적 확신의 정체성이 있었기에

흔들림 없이 주님의 종으로서 한 생애를 살아 온 예수이심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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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대목도 그대로 예수님의 삶을 요약합니다.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이 없이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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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중심 안에 깊이 뿌리내려야 이런 깊고 고요한, 자비롭고 항구한 관상적 삶입니다.

오늘 이런 예수님의 진면목이 복음에서도 환히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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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뚜렷이 대조되는 두 인물이 마리아와 유다 이스카리옷입니다.

둘다 주님과 가까운 측근이요

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대응도 주님의 종답게 아주 침착하고 평온합니다.

마리아에겐 주님 사랑이 있었지만 유다에게 주님 사랑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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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의 죽음을 앞둔 주님께 향유를 쏟으며 주님을 위로하는 마리아의 사랑입니다.

아마 주님은 마리아의 사랑에 신선한 충격의 위로를 받았을 것입니다.

주님의 위로만 바랄 게 아니라 주님도 위로해 드려야 함을 마리아에게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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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집안에 가득한 향유 냄새는 그대로 마리아의 사랑의 향기같습니다.

간혹 이런 파격의 사랑 체험이 없으면 인생은 참 무미하고 단조로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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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일견 아주 합리적인 생각 같지만 그대로 유다의 사랑 없는 내면을 보여줍니다.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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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에 눈이 가려 죽음을 앞둔 주님의 착잡한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유다입니다.

주님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마음은 아주 멀리있는 유다입니다.

바로 이게 유다의 인간적 현실이요 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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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유다를 탓하거니 서운해 하는 마음 없이 아주 평온한 마음으로 유다를 제지하십니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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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유다를 제지하는 모습에서 주님은 마리아만 아니라 유다도 사랑했음을 깨닫습니다.

아마 주님의 이 말씀으로 유다는 자신의 사랑 없음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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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사랑은 분별의 잣대임을 깨닫습니다.

모으라 있는 돈이 아니라 쓰라 있는 돈이요,

마리아는 적절한 때에 아낌없이 주님 사랑에 비싼 향유를 썼기에

그의 분별은 올바랐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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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받았을 사랑과 위로의 체험에 비하면 삼백 데나리온의 돈은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마리아도 주님도 참 행복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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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의 사랑의 향유를 주님께 부어드리며 주님을 위로하고,

우리도 주님의 위로와 사랑을 체험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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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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