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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사람'에 대한 묵상 -순례자냐 방랑자냐-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15 조회수1,237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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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5. 성주간 화요일 이사49,1-6 요한13,21ㄴ-33.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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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 대한 묵상

-순례자냐 방랑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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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사람'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복음의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 넘길 것이다.'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라는 대목에서 착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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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한 사람입니다.

공동체와 단절고립된 한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 내의 한 사람입니다.

똑같은 한 사람이 아니라 다 고유의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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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전체와 동시에 한 사람, 한 사람을 보십니다.

진정 성인은 차별하지 않고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사랑을 쏟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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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힘은 얼마나 큰지요.

한 사람이 아프게도 하고 한 사람이 위로와 구원이 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공동체를 밝고 가볍게 하기도 하고 한 사람이 공동체를 어둡고 무겁게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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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한 사람이 온 우주 역사의 중심이 되어 주위를 환히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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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산 성지를 방문했을 때도 한 사람, 성인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습니다.

성 김성우 안토니오(1795-1841)로 말미암아 영원한 성지가 된 구산 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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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순교직전 마지막 신앙고백이 감동입니다.

"나는 천주교인이오. 살아도 천주교인으로 살고 죽어도 천주교인으로 죽고자 할 따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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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평범한 땅을 거룩한 성지로 만든 이런 한 사람의 성인은 그대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우리 또한 모두 성인되라 불림 받고 있는 하느님의 선물인 한 사람입니다.

비상한 성인이 아니라 참 나의 한 사람으로 살 때 성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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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예수님을 팔아 넘긴 한 사람 유다가 아니라,

예수님 품에 기대어 있던 한 사람 애제자가 참 나의 한 사람 성인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예수를 팔아 넘긴 한 사람 유다를 생각하면 불쌍하기 짝이없습니다. .

지난 주일 수난 복음의 다음 대목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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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유다는 그분께서 사형선고 받으신 것을 보고 뉘우치고는,

그 은돈 서른 닢을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에게 돌려주면서 말하였다.

"죄없는 분을 팔아넘겨 죽게 만들었으니 나는 죄를 지었소."

유다는 그 은돈을 성전 안에더 내던지고 물러가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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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죽음이지만

그 누구도 한 사람 유다에 돌을 던지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주님께 자비를 청할 것입니다.

더구나 오늘 복음의 유다에 대한 다음 구절도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유다가 빵을 받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

'유다는 빵을 받고 밖으로 나갔다. 때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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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 사람 유다는 예외적 현상이고

진정 하느님을 찾는 삶에 항구할 때 참 나의 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방랑자가 아니라 순례자로 살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이를 향해 주님은 이사야를 통해 말씀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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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빛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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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는 한 사람의 방랑자입니까? 순례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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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복음의 기쁨' 다음 대목에서 착안했습니다.

'하느님을 벗어나 걸어갈 때 그는 실존적으로 의지할 곳 없고 정처없는 고아로 남게 됩니다.

그는 순례자가 되지 못하고 방랑자가 되어 정처 없이 떠돌고 그 어디에도 이르지 못합니다.‘

(복음의 기쁨;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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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방랑자가 아닌 순례자로서의 한 사람 정체성 확립에

순교성지의 순례가 참으로 적절한 수행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어 교황님께서 제시한

급변하는 사회현실에서 한 사람으로 올바로 살아갈 수 있는

네가지 분별원칙(복음의 기쁨;174-183쪽)에 공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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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이 공간보다 더 중요하다.

어느 한 공간에 내내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내적순례여정의 시간 중에 살아가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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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치가 갈등을 이긴다.

일치의 관점에서 갈등을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치에 이르는 하나의 과정으로서의 갈등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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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실재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온갖 잡생각의 유혹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실재의 진리에 복종해야 참 자유임을 깨닫습니다.

생각따라 가지 말고 실재의 진리따라 살라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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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체는 부분보다 더 크다.

사람이든 공동체든 세상이든 시야를 넓혀 전체와 동시에 부분을 보라는 것입니다.

숲은 나무보다 더 큽니다.

숲과 동시에 나무도 봐야 아집에서 벗어나 올바른 분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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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순례자로서 탈선하지 않고 인생순례여정에 항구할 수 있는 네 분별원칙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주님의 종으로서

유일무이한 '한 사람'의 '나'를 새롭게 발견하고 확인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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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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