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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답고도 슬픈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2014년 4월 17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17 조회수1,427 추천수7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고,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1,1-3ㄹ.6ㄱㄴ.8ㄷ-9

제2독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셨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5-8

복음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6-21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2014년 4월 17일): 아름답고도 슬픈 밤

참으로 아름다운 밤입니다. 주님이 손수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경이로운 저녁입니다. 당신 제자들을 얼마나 극진히 사랑하셨는지 요한복음사가는 증언합니다.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정말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닿는 성경구절입니다. 당신 죽음을 앞두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것도 모르는 있던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사랑,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담을 수 없는 예수님의 애절한 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십자가에서 내어줄 당신 몸과 피를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받아먹고 마시게 하셨습니다. 성체와 성혈(성체성사)이 바로 예수님의 사랑, 예수님의 마음 그 자체입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저녁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나 고통스런 슬픔의 밤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사고로 피우지도 못하고 저버린 꽃봉우리같은 아이들과 애간장이 끊어질 듯한 부모들의 핏눈물 소리가 들립니다. 그밖에도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고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다 우리의 무관심과 나만 생각하는 좁은 사고방식, 그리고 나의 안위만 챙기는 우리들의 이기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체와 성혈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는 주님의 사랑은 우리의 모든 아픔을 당신의 고통으로 삼으십니다. 그래서 주님의 십자가는 더 무겁고 더 고통스럽고 더 비참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사랑이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이겼습니다. 부족한 우리들의 더러운 발을 손수 닦아주셨듯이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셨고 사랑하시고 영원히 사랑하실 것입니다. 사랑은 죽음을 넘어 생명을 선물로 베풉니다. 이 사랑의 징표가 바로 성체와 성혈입니다.

오늘 이 밤은 지극히 슬퍼서 빛나도록 아름답습니다. 이 밤 성체와 성혈을 통해 예수님을 모시면서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의 영원한 사랑을 온전히 맛보게 하시고, 지금 울고 있는 이들을 당신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그리하여 영원한 생명에 받아들여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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