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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랑은 지치지 않고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17 조회수1,389 추천수13 반대(0) 신고




주님 만찬 성 목요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 요한13,1-15





 


 

사랑은 지치지 않고

 

찬미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시련과 역경 안에서도 그분의 사랑은 변함이 없으십니다. 다만 그분의 사랑을 잊어버리는 어리석음이 있을 뿐입니다. 대형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건이 최악의 참사로 다가오면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어디 있느냐는 외침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거기 함께 계셨습니다. 우리의 아픔을 공명하면서 한없는 고통으로 거기 서 계셨습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추시며 피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라시며 무력하게 우리의 한계를 감당하고 계십니다. 역경 안에서 하느님을 깊이 만날 수 있는 은혜가 주어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은 가슴을 애달프게 합니다. 사랑 하는 이와의 이별은 감당하기 힘든 아픔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로 떠나기 전에 더 잘해 주려고 합니다. 저며 오는 아픔을 숨기려 해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오늘 자녀와 부모, 가족과의 예기치 않은 이별을 감당하며 애통해 하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위로와 평화가 함께하길 희망합니다. 세상을 떠난이들에게는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의 헤어짐을 안타까워하시며 평소보다 더 간절히 그들에게 사랑을 표현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어떤 생각이나 이론, 말이 아니었습니다. 구체적 행동이었습니다.

거창하게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고 더러워진 발을 씻어 주시고 수건으로 닦아주면서 당신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발은 가장 더러운 부분입니다. 사랑이 큰 만큼 그곳을 닦아주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더러운 곳을 깨끗이 씻어주는 구체적 행위입니다.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씻어주는 것, 닦아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가장 아픈 곳에 함께하는 것입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서 사랑을 하겠다고 하면 그는 평생 사랑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정체를 파악하고 난 뒤에 하느님을 믿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결국 하느님을 섬기지 못할 것입니다. 어찌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하느님의 정체를 다 파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먼저 사랑하십시오. 사랑하면 사랑을 알게 되고 사랑이 깊어집니다. 사랑자체이신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요한13,15)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언행일치의 삶으로 모범을 보여주셨으니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다 알아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안 만큼만이라도 실천하면 복이 옵니다. 그리고 더 깊이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알았다면 아는 바를 미루지 말고 행하시기 바랍니다. 민첩하게, 그리고 후회없이!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허리를 굽혀 발을 씻어주는 모습에서 그 일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바닥으로 내려오심은 곧 우리와 같은 처지에서 행하는 봉사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닦는 행위는 용서와 자비를 드러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더러운 발뿐이 아니라 더 추악한 죄를 씻어주십니다. 발을 내밀기도 전에 먼저 물과 수건을 준비하셨습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순 나르드 향유를 예수님 발에 붓고 머리카락으로 닦아드리며 사랑과 존경을 표현 하였습니다. 우리도 가장 귀한 것을 내어놓는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가장 확실한 사랑을 표현하셨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이미 하늘같은 스승이 제자들의 발치로 내려 오셔서 용서와 자비, 사랑과 봉사의 행위가 계속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성체성사를 설정해 주시고 성체 성사를 통하여 당신의 변함없는 사랑을 주십니다. 성체는 당신의 살과 피를 몸소 내어 주시는 사랑 덩어리입니다. 그 사랑을 먹는 사람은 사랑의 삶을 사는 사람으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로 우리에게 영적인 양식이 되어 우리를 풍요케 하십니다. 살아계신 생명의 빵으로 영원한 천상생명을 허락하십니다.

 

그리고 성체성사를 비롯하여 다른 성사와 더불어 은총의 전달을 위해 성품성사를 제정하셨습니다. 사제는 주님의 도구입니다. 당신의 살가운 사랑의 전달을 위해 사제를 선택하셨습니다. 허물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성격의 소유자를 뽑아 당신의 일을 맡기셨습니다.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서 일을 하시기에 하느님의 능력이 더 간절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성체성사와 더불어 성품성사가 제정된 날이기에 사제의 날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므로 사제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성유축성미사에서 주교님께서는 당신과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앞으로도 변함없는 기도를 당부하셨습니다. 사제는 신자들의 기도로 살기 때문입니다.

 

주교님께서는 특별히 자비로운 사제가 되기를 부탁하셨습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방탕한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버지가 되기를, 아들이 돌아와 선뜻 집 안으로 돌아올 수 있는 있도록 언제나 문을 열어두는 아버지가 되어야지 비정한, 냉정한 큰 아들의 모습이 되지 않기를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복음의 기쁨’ 47항을 인용하시며 교회는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있는 아버지의 집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신자나 비신자나 “누군가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하느님을 찾고자 성당을 찾아왔을 때 차갑게 닫혀있는 문을 마주하지 않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누구나 어떻게든 교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려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누구나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특별히 가난한 사람, 병자, 무시당하는 사람, 아무것도 보답할 수 없는 사람에게 먼저 문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성사의 문이 열려 있어야 하는데 고해성사, 성체성사의 문이 열려 있어야 하는데 “성찬례는 성사생활의 충만함이지만 완전한 이들을 위한 보상이 아니라 나약한 이들을 위한 영약이며 양식”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열려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특별히 감곡성당 성체거동 100년의 뜻 깊은 해를 맞이하여 하느님모습 닮은 자비로운 사제되길 부탁하셨습니다.

 

사제를 영적인 아버지라고 합니다. 과연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권위만 내세우고 무작정 따라오라는 식의 아버지, 자기중심적인 아버지가 아니라 열린 아버지가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예수님처럼 아래로 내려가 무릎을 꿇고 자녀의 발을 씻겨주는 겸손의 아버지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모두를 품고 끝까지 사랑하는 가슴이 넓은 아버지를 그리워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요한13,1)하셨습니다. 자신을 팔아먹는 제자 유다까지도 사랑할 수밖에 없으셨습니다. 그분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 밤에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하기를, 사랑에 사랑을 더하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을 만나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내 마음에 차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입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앞서 우리에게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13,35) 따라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만큼 주님의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스승이 사랑의 길을 걸으셨으니 제자들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지극히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더 많이, 더 깊이, 더 넓게, 더 높게 사랑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사랑에 지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모쪼록 사랑에 바탕을 두지 않은 그리스도인의 삶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 하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마음을 다해!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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