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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마태 26,15)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18 조회수752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마태 26,15)

 

이 말은 유다 이스카리옷이 수석 사제들을 찾아가 한 말이다.

오늘은 이 유다의 말은 통해 나의 마음과 우리들의 마음을 보고자 묵상해 본다.

 

마태오 복음 26장의 구조를 먼저 보았다. 26장의 시작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틀이 지나면

파스카인데, 그러면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에게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힐 것이다." 라는 사실에

대해 알려 주시고 있고 다음 장면은,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카야퍄라는 대사제의 저택에 모여 속임수를 써서 예수님을

붙잡아 죽이려고 공모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다음 장면은,

 

예수님께서 베타니아에 있는 나병 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 어떤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와서 식탁에 앉아 계신 예수님의 머리에 붓는 모습과 제자들이 그것을 보고

불쾌해하며 "왜 저렇게 허투루 쓰는가? 저것을 비싸게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을 터인데." 라고 말하는 장면과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가 당신께 좋은 일을 하였다고 말씀

하시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 장면이 바로 오늘 유다가 말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들은 사람은 유다였을지도

모른다. "이틀이 지나면 파스카인데, 그러면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에게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힐

것이다." 이 말씀을 유다는 잘 알아들었다고 느껴진다.

 

유다가 희망을 가지고 따라다닌 예수님의 모습은 결코 그렇게 사람들에 의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비참하게 끝나는 그런 구제주를 따라다닌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당신이 바로

이제 이틀이면 그렇게 죽으신다고 말씀하시고 계시지 않는가? 그러니 예수님께 더이상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유다가 보기에 이제 다 끝난 것이다. 아무런 희망이 없다. 이제 더이상 예수님 곁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제 곧 이틀이 지나면 십자가에서 죽으실 것이기에...

 

유다는 아마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도움이 되는가? 유다는 예수님께서 공동체의 돈주머니를 맡겨 살림살이를 했을 정도로 계산이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러한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느껴진다.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예나 지금이나 돈이지 않는가?

그리고 지금까지 예수님의 공동체의 돈을 관리해 온 유다의 입장에서는 돈이 있어야 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 되는 것이다. 돈이 있어야 먹을 수 있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는가?

돈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유다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은 무엇인가?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도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다."(요한 6,35) 당신께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도 않을 것이고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시지 않았는가? 그런데 그런 약속을 하신 분이 이틀이 지나면 사람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다고 말씀하시지 않는가?

 

여기에서 그렇다면 나는 지금 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나도 어쩌면 유다처럼

생각하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유다처럼 현실적으로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예수님을 믿으면 현실적으로 사업이 잘 된다던지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술술 잘 풀리기를 바란다든지 ... 그러한 이유로 예수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데 내 마음 깊이 그런 마음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있기에 내 사업에 강복하시어 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이제 이틀만 있으면 사람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예수님은 유다에게 주실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판단한 유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묻습니다. "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그러자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습니다. 유다는 그것을 받았습니다. 원하는 것이기에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적당한 기회를 노렸습니다.

 

저도 이 유다와 비슷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주일에 미사가는 것보다 사업에 열중해서 돈 버는 것이 더 우선이었습니다.

유다가 은돈 서른 닢을 받고 예수님을 팔아넘길 기회를 노렸듯이 저도 은돈 서른 닢을 벌려고

주일 미사를 팔아버리는 삶을 여러 달 살았습니다. 이 모습이 유다의 모습과 내 모습이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아, 주님! 유다가 바로 저였습니다. 저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제 다시는 은돈 서른 닢에 주일 미사를 팔지 않겠습니다.

성 주간 저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게 해 주신 은혜 진심 감사드립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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