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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18 조회수1,261 추천수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4월 18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
 
 
For this I was born
and for this I came into the world,
to testify to the truth.
Everyone who belongs to the truth
listens to my voice.
 
 
 
제1독서 이사 52,13─53,12
제2독서 히브 4,14-16; 5,7-9
복음 요한이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18,1─19,42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대량학살이 이루어진 것으로 유명하지요. 바로 나치의 광신적인 인종 차별 정책으로 인해 유대인들은 엄청난 학살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강제 수용소의 굴뚝에서는 매일같이 시체를 태우는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고 하는데, 그 수가 자그마치 600만 명을 헤아린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지요.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가 있을까요?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독일군은 이 양심을 없애기 위해 유대인들을 짐승으로 만드는데 집중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3만 명이 넘는 수용소에 화장실을 한 개만 만들어서 아무 데나 배설하게 만들었고, 배설물과 어우러진 그 모습을 본 독일 군인들의 양심이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즉, 인간다움이 보이지 않는 유대인을 짐승으로 보면서 살인이 쉽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다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이 아닐까요?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못하는 그 사람이 더욱 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입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당신 자신을 십자가의 희생 제물로 봉헌하시는 커다란 사랑을 볼 수 있는 날이지요. 그런데 이 날을 묵상하면서 당시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고, 십자가의 죽음을 당연하게 생각했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봅니다. 예수님께서 과연 잘못하신 것이 무엇일까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달하신 것이 잘못일까요? 아니면 당시의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하신 그 모든 놀라운 기적들이 잘못된 것일까요?

아무런 잘못이 없으신 그래서 전혀 죄가 없는 분을 향해 뺨을 때리고 침을 뱉는 사람들,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사람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향해 조롱을 던지는 사람들. 묘한 군중심리로 인해 그들의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양심을 가렸기 때문입니다. 앞서 양심을 가려서 유대인 학살을 죄책감 없이 행했던 독일 군인들처럼, 유대인들도 예수님을 향해 죄책감을 갖지 않았던 것입니다.

내 안의 양심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사람들의 군중심리에 휩싸여서 양심에 저버리는 악행을 저질러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들은 이러한 모습을 종종 간직합니다. 정확한 진위여부를 떠나서 사람들의 근거 없는 소문에 의지하면서 쉽게 판단하고 단죄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중요한 것은 내 이웃 역시 소중한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이웃 역시 하느님의 모습을 닮아 태어났으며, 하느님의 숨을 간직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쉽게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인 오늘,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는 주님의 참 자녀가 될 것을 다짐했으면 합니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 잔과 같다(노희경).

 
인천 도화동성당 복사단. 세족례 때 복사들의 발을 씻어주네요.

 

어머니의 편지(‘좋은생각’ 중에서)

프랑스 공군 조종사, 외교관으로 활동한 로맹 가리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지냈다. 어머니는 장신구를 팔았는데 벌이가 신통치 않아 고기반찬을 먹기도 힘든 형편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비관하기보다 아들에게 “너는 훌륭한 대사가 될 거다. 소설가도 되고.”라며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심어 주었다.

1938년 군에 징집된 그는 어머니를 홀로 두고 길을 떠났다. 그런데 얼마 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급히 병원으로 갔다. 어머니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라. 난 백전노장이야.”

군대로 돌아온 그는 어머니의 편지를 받았다. 그제야 어머니가 건강을 되찾았다고 안심했다. 이후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면서 3년여 동안 어머니를 만날 수 없었지만 편지는 계속되었다. 한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내가 없는 생활에 익숙해졌기를 바란다. 난 신이 아니니까 영원히 살 수 없잖니? 네가 집에 돌아와 그동안의 일을 모두 알았을 때 나를 용서하면 좋겠구나.” 그는 어머니가 용서받을 일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마침내 전쟁이 끝나자 그는 수많은 훈장과 대위 계급장을 가슴에 달고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반겨 주는 사람은 없었다. 군대로 돌아간 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그가 받은 250여 통의 편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 일주일간 온 힘을 다해 쓴 것이었다. 어머니는 친구에게 일정한 간격을 두고 편지를 부쳐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덕분에 그는 전쟁 내내 힘과 용기를 잃지 않고 생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을 ‘새벽의 약속’이라는 책에 절절히 담아 수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어머니의 사랑을 볼 수 있는 글입니다. 자신이 그렇게 아프면서도 아들을 위해서 편지를 썼던 어머니의 사랑. 그런데도 기쁘게 쓰실 수 있었던 것은 이 편지를 통해 아들이 힘을 내서 열심히 군 생활을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겠지요.

그저께 아침에 있었던 진도 해상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전 국민이 큰 슬픔 속에 빠졌습니다. 가족, 특히 그 부모의 아픔은 얼마나 클까요? 사랑을 전해 줄 자녀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 그 아픔을 기억하면서 제발 좋은 결과가 이루어지길 우리 모두 간절히 기도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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