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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과 함께 우리도 부활했습니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0 조회수1,101 추천수11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4.20. 주일 예수 부활 대축일

사도10,34ㄱ.37ㄴ-43 콜로3,1-4 요한20,1-9


주님과 함께 우리도 부활했습니다.


이렇게 무겁고 어둔 마음으로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기는 처음입니다.

어제 오후 어느 지인으로부터 부활 축하 카드 역시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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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잘 지내시지요? 부활축하 인사 나누기가 이처럼 어려운적도 없었던거 같아요..

아무런 느낌도 감정도 없이 그저 먹먹하기만한데 당사자들은 어떨가 싶으니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조금후에 성야미사드리러가기전에 그래도 인사는 드려야 할거같아 앉았는데 역시나 머리가 무거워요.-

로 시작되는 부활 축하 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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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배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슬픔의 바다에 침몰된 느낌입니다.

아마 마음 깊이에서는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한 생명이기에 이런 슬픔일 것입니다.

역시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만이 우리의 구원의 희망임을 깨닫습니다.

슬픔의 바다에서 우리를 끌어내어 살려주실 분은 바로 오늘 부활하신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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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이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이 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 부활의 날을 경축하며 기뻐합시다.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슬픔에서 기쁨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부활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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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말씀을 중심으로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세 가지 가르침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하느님이 우리 삶의 문장에 주어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베드로의 고백을 통해 새삼 깨닫는 진리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주신 일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미리 증인으로 선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온통 위의 문장들의 주어는 하느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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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사흘만에 일으키셨다'

바로 이게 부활의 정의입니다.

주어인 하느님이 빠지면 삶의 문장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주어 없는 문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하느님이 내 삶의 문장에 주어라는 깨달음이 바로 믿음이요 겸손입니다.

하느님이 내 삶의 주어가 될 때 비로소 분별의 지혜도 계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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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내 삶의 문장에 내가 주어가 될 때 바로 이게 불통의 교만이요 이보다 큰 재앙은 없습니다.

하느님 중심을, 목표를, 의미를, 방향을 잃은 삶이라 위태하기 짝이 없습니다.

참으로 어둠 속에 혼란하고 복잡한 삶입니다.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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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 하셨다."

이런 믿음의 고백이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어 내적평화와 안정의 삶을 이루어 줍니다.

신구약 성경만 렉시오 디비나 할 것이 아니라 유일무이한 내 삶의 성경도 렉시오 디비나 해야 합니다.

바로 내 지금까지 삶의 문장에 하느님을 주어로 놓고 내 삶을 성찰하며

하느님 은총의 발자취를 헤아려 보는 것입니다.

예언자들은 물론이요 예수님의 삶의 문장은 온통 하느님이 주어임을 깨닫습니다.


둘째, 저 위에 있는 천상의 것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2독서 말씀에서 착안했습니다.

너무나 시야가 차단된 현세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영원도, 안식도, 경외심도, 희망도, 자유도, 기쁨도, 신비감각도 잃어가면서

점차 괴물이 되어가는 사람들입니다.

현세적인 욕망에 지배되어 살다 보니 잃어버린 것들이, 가치들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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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이 참으로 적절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난,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저 위에 있는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계십니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이미 죽었고 우리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땅의 현실에 몸담고 살되 집착하지 말고 초연하라는 말씀이요 이 또한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입니다.

마침내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는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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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라는 정의가 참 신선하고 경이롭습니다.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가 빠진 삶은 살아있어도 실상은 죽어있는 삶입니다.

진정 그리스도와 하나될 때 충만한 생명이요, 바로 이게 성체성사의 은총이자 부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셋째, 주님을 열렬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주님 부활을 체험한 것이 아니라 주님을 사랑한 제자들만이 주님 부활을 체험했습니다.

사랑할 때 만나고 사랑할 때 압니다.

사랑-만남-앎이 연쇄고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 주간 첫 날 이른 아침 주님 부활을 맨 먼저 체험했던 분도 예수님께서 각별히 사랑하셨던 제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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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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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짧은 그림같은 묘사를 통해서도 애제자의 남다른 주님 사랑이 감지됩니다.

베드로를 앞서 달렸지만 수제자인 베드로를 뒤따라 무덤에 들어가는 애제자의 모습에서도

새삼 애제자의 사랑에서 나온 분별의 지혜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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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절정은 다음의 주님 부활체험에서 드러납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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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애제자만이 전광석화, 빈무덤을 보는 순간 주님 부활을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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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고 믿었다.'

강렬하게 마음에 와닿은 대목입니다.

새삼 사랑할 때 눈이 열려 보게되고 볼 때 믿게 됨을 깨닫습니다.

역시 사랑-봄-믿음이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알렐루야, 예수님을 부활시키신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알렐루야, 부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부활 대축일에 세가지 귀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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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하느님은 우리 삶의 문장에 주어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2.위에 있는 천상의 것을 추구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3.늘 주님을 사랑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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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대축일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를 평화와 기쁨으로 충만케 하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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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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