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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배반자가 아니라 동반자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1 조회수936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오늘 복음을 몇 백 번을 읽었음에도

          “내 형제”라는 표현을 오늘 처음 본 듯하여

          새삼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표현을 한 경우가

          몇 번이나 되는지 찾아봤습니다.

           

          복음서 전체를 놓고 볼 때 3번입니다.

          어머니 마리아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왔을 때

          둘러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이들이 내 형제라고 한 것이 첫 번째이고,

          최후심판의 비유에서 보잘것없는 이들이

          내 형제라고 할 때가 두 번째이며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을 일컬어

          내 형제라고 한 것이 세 번째입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이 표현을

          부활 후 처음 쓰신 것이 아니고

          제자들만 당신의 형제라고 하신 것이 아닌데

          그럼에도 왜 남다르게 느낌이 왔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생각해보니 그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앞의 두 경우는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을 내 형제라고 한 것인데 반해

          제자들의 경우는 특별한 친밀감의 표시로

          내 형제라고 한 것이고,

          그것도 이제는 더 이상 스승과 제자가 아니라

          형제라고 하시기 때문입니다.

           

          ‘내 제자들’에게 가라고 한 것보다

          ‘내 형제들’에게 가라고 한 것이

          좀 더 특별한 애정의 표현,

          존중의 표현으로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부활 이후의 제자는 이제

          당신과 마찬가지로 부활을 살아갈 사람이고,

          당신과 마찬가지로 이제

          죽음과 부활의 선포자가 될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 형제라는 표현이 남다르게 다가온 것은

          사실은 두 번째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내 형제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다는 것을

          제자들이 나중에 여인들을 통해 들었다고 생각을 해 봅시다.

           

          주님을 배반하고 도망쳤던 제자들,

          그래서 배반의 죄책감에 빠져 있을 제자들인데

          그런 배반자들을 오히려 당신의 형제라고 하시니

          제자들은 한 편으로 정말 몸 둘 바를 몰랐을 것이고

          다른 한 편으로 그 사랑에 정말 감격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배반자를 주님께서 내 형제라고 하시는 것은

          한 편으로 배반자를 용서하시는 것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더 이상 배반자가 아니라

          동반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도 수많은 죄로 주님을 배반한 사람들인데,

          우리가 만일 수난과 부활을 체험한 사람들이라면

          우리도 더 이상 배반자가 아니라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제자들처럼

          주님으로부터 “내 형제”라고 불리고,

          제자들처럼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선포하는

          동반자가 되기를 갈망해봅시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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