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3 조회수1,039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4월 23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He took bread, said the blessing,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With that their eyes were opened and they recognized him,
(Lk.24,30-31)
 
 
제1독서 사도 3,1-10
복음 루카 24,13-35
 

저는 시력이 그리 좋지를 못합니다. 더군다나 노한까지 생겨서 책을 읽는데 종종 어려움을 느끼지요. 그런데 안경을 쓰고 있을 때와 벗고 있을 때에 읽는 책의 내용이 다를까요? 아닙니다. 잘 보이고 안 보이고의 차이일 뿐, 책의 내용은 전혀 바뀌지 않습니다.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아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두고서 책에 아무런 내용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어떤 특정한 색을 보지 못하는 색맹을 가지고 있는 분이 계시지요. 그 특정한 색을 보지 못한다고 그 색을 없는 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만 색을 보지 못할 뿐, 그 색은 분명히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색인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 내가 보고 듣고 판단하는 그 모든 것을 언제나 옳은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모든 사람이 옳다고 말할지라도 그 대답이 틀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내가 보고 들었다면서 무조건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옳을까요?

이천년 전, 예수님의 제자들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죽음 이후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지요. 예수님께서 그 전에 말씀하셨던 그 모든 것이 무효가 되었고, 직접 보여주셨던 놀라운 기적은 하나의 추억이 되었을 뿐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모든 것이 끝났다며 고향인 엠마오로 돌아가는 제자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당신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으시고자 말을 거십니다. 하지만 지금 이 두 제자는 바로 그 일 때문에 슬픔에 젖어 엠마오로 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비록 예수님께서 당신의 죽음을 예고하셨지만 십자가에 처형당하신 것에 실망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죽음으로 인해 모든 것이 끝났다고 결론지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구약의 말씀을 설명하신 다음에야 그들의 눈을 열어 주시어, 당신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주님이심을 알아보게 하십니다. 떼어진 빵 조각이 눈을 열어 주는 열쇠가 되었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서 사라지십니다. 이제야 알아봤는데 또한 주님께 드릴 말도 많은데 왜 그냥 사라지셨을까요? 이제부터 말씀과 성찬 안에서 믿음으로 예수님을 모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미사 중에 빵을 떼어 나누는 가운데 예수님이 인지되십니다.

우리들의 섣부른 판단으로 주님의 일을 방해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직접 보고 들은 것이라 할지라도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철저히 주님의 뜻에 맡길 수 있는 굳은 믿음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매 미사 때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마음 깊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끝이 없다면 그 무엇도 특별하지 않습니다. 상실도 희생도 없다면 우리는 그 무엇에도 감사할 수 없습니다(미치 앨봄).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예수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는 밤마다 묵주를 들고 나가 동네를 돌아다니며 기도를 바칩니다. 한 시간 정도를 돌아다니다보면 묵주기도 20단을 바칠 수 있지요. 이렇게 밤마다 돌아다닌 지 벌써 1년 이상이 되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규칙적으로 걷다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꽤 잘 걷게 되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잘 걷지를 못했거든요. 또 걷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1년 이상을 규칙적으로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저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다리에 근육이 생겨서 잘 걷게 된 것 같습니다.

규칙적으로 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얻게 되는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과의 관계도 이렇지 않을까요? 규칙적으로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님과의 관계가 더욱 더 가깝고 친근한 사이가 될 것입니다. 규칙적으로 성경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 규칙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큰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주님과의 관계를 가깝게 하는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규칙적으로 하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님은 먼 분이 아니라, 가장 가까이에서 내게 힘을 주시는 분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