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4 조회수627 추천수11 반대(0)

예전에는 손으로 글을 썼습니다. 글씨를 잘 쓰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필기도구도 중요했습니다. 군대에서 타자를 배웠습니다. 타자는 손으로 쓰는 것보다 빨랐습니다. 필체가 좋지 않아도 상관없었습니다. 공문을 작성하고 잉크를 부어서 복사했습니다. 손에 잉크도 묻고, 작업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1989년부터 컴퓨터를 사용했습니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면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글을 저장하는 것도, 복사하는 것도, 편집하는 것도 편리했습니다. 천리안, 하이텔과 같은 인터넷 통신망이 생겼습니다. 글을 함께 나누고, 음악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모든 것이 광속도로 이어지는 요즘은 그것도 아련한 추억입니다. ‘클라우드, N 드라이브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작성한 문서를 그곳에 올려놓으면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글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세상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요즘 시대에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면 그 소식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서 전해졌을 것 같습니다. 동영상을 찍어서 보여주었을 것 같습니다.


글은 손으로 쓰는 것입니다. 타자로 치는 것입니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글은 글을 쓰는 사람의 체험, 묵상, 생각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체험, 묵상, 생각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도구가 있어도 글을 쉽게 써지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교회 공동체의 체험, 묵상, 삶을 통해서 드러났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행복과 평화는 비슷한 말입니다. 행복한 사람은 평화로울 수 있고, 평화로운 사람은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하신 말씀은 평화를 이루는 것이 힘들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이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평화를 바라고, 행복을 원하지만 현실의 삶에서는 평화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평화롭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첫째는 욕심 때문입니다. 욕심은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채우면 채울수록 더욱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재물을 많이 가져도, 명예를 얻어도, 권력을 얻어도 그것만으로는 참된 평화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분노와 원망입니다. 내가 건강하지 못한 것을, 내가 사업에 실패한 것을, 내가 시험에 떨어진 것은 부모를 잘못만나서, 이웃을 잘못 만나서, 시기를 잘못 만나서라고 생각하면 평화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근심과 걱정입니다. 제자들은 근심과 걱정이 있었습니다. 자신들도 예수님처럼 잡혀서 십자가를 지고 갈지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어도 근심과 걱정이 있는 사람은 평화로울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이 일의 증인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배반했고, 통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주님께서 부활하셨음을 증언하는 증인이 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열정과 자신의 신앙을 나누려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성서를 통해서 베드로 사도가 어부였음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지냈지만 예수님과 함께 지내는 동안 베드로 사도가 신학적으로, 자신의 신앙이 아주 깊어졌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독서에서 보면 베드로 사도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왜 자신이 예수님을 전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확신과 신념이 있기 때문에 베드로 사도는 유대인들에게 주님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천 명이 베드로 사도의 말을 듣고 세례를 받았다고 성서는 말해 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입교시킨 분들을 봅니다. 그분들이 많이 배우지 않았어도, 신학적인 지식이 많지 않았어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을 봅니다. 그것은 주님께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사람들에게 말씀의 은사를 주십니다. 그런 사람에게 분별력의 은사를 주십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담대하게 주님을 전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받아들이면서, 부활하신 주님을 선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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