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평화의 선물/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2014년 4월 24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4 조회수948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3,11-26

 

복음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35-48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2014년 4월 24일) 평화의 선물

부활 팔일 축제 기간에 수도원에서는 저녁기도를 장엄하게 합니다. 어제 저녁기도를 주례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먹먹해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세월호 사고 때문이었습니다.
기도 내내 계속 분심이 들었습니다.
물속에서 사라져간 어린 영혼들의 절규와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이 비수처럼 내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더욱이 한 가닥 남은 희망마저 산산조각 낸 대한민국 정부 책임자들, 또 지금까지도 책임 회피만 하는 그들의 행태들을 볼 때 분노가 끓어올랐습니다. 이 묵상글을 쓰면서도 가슴 한쪽은 서늘합니다.
수도원 성삼일 전례피정에 참석했던 어느 신자분이 이런 비판적인 말씀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 전례 피정 때 부활인데도 수도자들의 얼굴에는 기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말은 사실입니다.
나 역시 이 사고 때문에 부활 대축일 미사를 지내면서도 너무나도 우울했으니까요.
“부활하신 예수님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는 한탄이
지금도 내 마음 속에서 계속 소리치고 있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예수님의 발현을 보고 놀라 무서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주님이 건네신 첫 인사입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생긴 당신 손과 발의 상처를 제자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이 상처는 제자들한테는 보기도 싫고 생각하기도 싫은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평화를 주시는 예수님 덕분에 이 상처를 직시하고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어쩔줄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평화’입니다.
외적으로 아무 일 없이 태평하게 있는 평온한 상태가 아닙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진정한 평화를 말합니다.

우리는 아프지만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기도밖에 없습니다.
기도할 때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에게 평화를 선물로 주십니다.
부활의 유일한 선물은 우리 맘에서 솟아나는 평화입니다.
이 평화는 우리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약입니다.
주님의 부활 선물인 평화의 기운은 우리를 통해 지금도 아파하고 있는 이들에게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전달됩니다.
오늘 외칩니다. “평화가 우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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