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내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5 조회수500 추천수4 반대(0)

사제 피정을 하면 미사를 함께 합니다. 신부님들은 서품 연도에 따라서 맡는 역할이 있습니다. 젊은 신부님들은 복사, 독서, 성무일도 주송을 합니다. 선배 신부님들은 주례와 강론을 합니다. 피정 중에 미사 주례와 강론을 한다는 것은 선배보다 후배가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이번 피정 중에 동창신부님이 미사주례와 강론을 하였습니다. 1982년부터 함께 했으니 32년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 기쁜 것처럼 동창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면서 무척 기뻤습니다. 동창신부의 강론은 제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동창신부가 저를 잘 아는 것처럼 저도 동창신부의 삶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배반하였던 베드로 사도가 복음을 전하는 담대한 사도가 된 것처럼 동창신부는 성령이 가득한 사제가 되었습니다.

 

동창신부는 주님의 부활을 믿는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애주가였던 동창신부는 4년 전에 술을 끊었습니다. 그 뒤로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였습니다. 전에는 하고 싶은 일을 주로 하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하고 싶다고 말을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욕심도 생기고, 원망도 생겼는데 해야 할 일을 할 때는 고통과 시련이 따르지만 그것이 무거운 십자가일 때도 있지만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을 합니다. 친구의 강론을 들으면서 저도 깊은 공감을 하였습니다. 사제가 된다는 것은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전에는 신학의 눈으로 하느님을 만나려고 했다고 합니다. 세상을 분석하고 판단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신앙의 눈으로 하느님을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묵주 알을 돌리는 할머니의 거친 손, 이른 새벽 성당에 오셔서 기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신학의 모습이 아니라 신앙의 모습이었다고 말을 합니다. 신앙이 함께 하지 않는 신학은 때로 날카로운 비수가 될 수 있습니다. 신앙이 함께 하는 신학은 하느님을 향한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많은 사제들에게 신학과 더불어 신앙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기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도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강론을 마치면서 신부님들 모두 열심히 기도하자고 말을 하였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베드로 사도는 담대함과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전하였습니다. 해야 할 일을 찾으려는 동창신부는,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동창신부는, 기도하는 동창신부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동창신부의 모습에서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시면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속도로 우리를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속도로 하느님의 뜻을 알려 주셨습니다. 제자들이 일상의 삶에서 다시금 고기를 잡으러 갔을 때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삶의 모습으로 다가오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권능으로 고기를 많게 하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그물을 던지도록 하시면서 주님을 느끼고 깨닫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이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곳으로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힘과 권력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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