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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예, 여기 있습니다.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6 조회수231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아담이 이브가 따다 준 선악과를 먹고 눈이 밝아져

알몸의 수치를 알고 부끄러움에 몸을 숨기고 있을 때,

하느님께서 너 어디 있느냐?’하고 물으셨다.

 

너 어디 있느냐?”

 

우리 모두를 향한 이 시각 그분의 질문이다. 과연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에 "예, 여기 있습니다.[앗쑴/Ad Sum]”하고 자신 있게 나설 수 있을까?

원죄 없으신 분이 원죄 없이 만든 최초의 인간인 아담도

죄의 물듬에 기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었다.

 

먹지 말라는 것을 맛있게 먹고는, 그 잘못한 것에 대한 하느님의 질책에 아담은 즉시 핑계를 대었다.

이브가 주기에 먹었을 따름입니다.”

아담이 선악과를 얻어먹은 죄와 이브를 뒤집어 세워 팔린 핑계로

인간은 이제 죄의 삶이 시작되었다.

 

이브 역시 마찬가지였다.

욕망을 이기지 못해 선악과를 따 먹고는 뱀의 속임에 빠졌다고 핑계를 하였다.

아담의 장손 카인도 다를 바 없다.

동생 아벨을 죽인 그는, ‘네 아우는 어디 있느냐?’라는 하느님의 준엄한 질문에,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라며 그분께 대들기까지 하였다.

 

이처럼 인간은 죄와 그것에 대한 핑계를 빼고는 삶을 누리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것이 우리의 본성일 수 있다.

한번 사소한 죄를 지었기로서니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느냐며 반문도 한다.

뻔뻔스럽게 대어도 든다. 그렇다.

우리는 너무나 큰 죄에 익숙한 사회에 살고 있기에, 사소한 죄에는 뻔뻔함으로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담은 동산을 거니시는 하느님께 대한 자신의 죄책감 때문에 나무에 몸을 숨겼다.

그분께서 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를 직접 따먹은 게 아니고,

이브가 따다 준 것을 그저 얻어먹은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용서하여 주셨다.

 

한번 조용히 자성해 보자.

창세기의 이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살인, 거짓 증언 등의 죄를 저지르고 있었지만,

하느님 그분은 언제나 용서하여 주셨다.

살인자 카인에게는 그를 죽이는 자는 누구나 일곱 갑절로 앙갚음을 받을 것이다.’라며

끝까지 보호해 주시겠다고 약속도 하셨다.

그런 다음 주님께서는 카인에게 이마에 표를 찍어 주셔서,

어느 누가 그를 만나더라도 그를 죽이지 못하게 하셨다.

하느님은 사랑으로 늘 우리와 함께하시고자 어디에서나 용서해 주시는데,

우리는 그 하느님을 종종 무관심으로 따돌리고 있다.

무관심도 큰 죄이다. 부자가 거지 라자로에게 보인 무관심으로 그는 지옥에서 몸부림쳤다.

 

그분은 아담에게 너 어디 있느냐?’라는 물음을 지금 우리에게 물으신다.

이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제가 아니면 어떡해.’라는 안쓰러운 맘으로 , 여기 있습니다.’라고 답을 던져야만 한다.

 

“예, 여기 있습니다.”

대단한 용기를 품으면서 그 작은 정성을 가지고 하느님의 부름에 응답해야 한다.

 

너 어디 있느냐?’의 그분의 물음이 공염불이 되지 않기 위해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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