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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7 조회수1,262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부활 제2주간 월요일


<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


  
복음: 요한 3,1-8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

 

     성탄절을 2주일 앞두고 보니 쉐퍼드라는 여인은 바쁜 와중이었지만 담석 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하였습니다. 수술하고 이틀은 약에 취해 잠만 잤습니다. 삼일 째 되는 날 정신을 차려보니 수많은 꽃들과 카드들이 그녀의 완쾌를 기원하며 침대 주위에 놓여있었습니다. 간호원이 그것들을 좀 정리하라고 할 정도로 많은 관심이 그녀의 주위에 쌓여있었던 것입니다.

그 때 커튼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었는데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난 그 꽃들이 좋아요.”

그녀는 화들짝 놀라 바라보니 40대의 다운 증후군을 앓는 키 작고 왜소한 여인이었습니다. 보니는 그녀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친해졌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진저였고 다리수술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보니의 아들 아담도 찾아와 성탄 트리도 장식해 놓고 돌아갔습니다. 진저는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당신의 아들 아담이 좋아요.”

이튿날 아침 진저는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방을 나갔다 다시 들어오는 순간 방 양쪽의 분위기가 너무도 달라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체를 할 수 없이 많은 꽃들과 카드와 선물들이 놓여있는 자신의 침대 주위와, 아무 것, 단 하나의 카드와 꽃도 없는 진저의 침대가 그것이었습니다. 시설에서 사는 장애인인 그녀에게 신경 써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수술에서 돌아오기 전에 자신이 가진 것을 선물하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붉은 색 초와 성스런 나뭇가지들로 장식된 꽃바구니를 들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크리스마스 저녁에 식탁에 올려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포인세티아를 보았습니다. 문득 이 짙은 붉은색 식물을 걸어놓으면 집 현관이 한층 밝아질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보내준 장미다발을 남에게 줄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떤 꽃들은 벌써 시들고 있어서 줄 수가 없고, 또 어떤 것을 주었다가는 선물한 사람이 알게 되면 실망할 것 같았습니다. 결국 내일 아침 선물코너가 문을 열면 주문해서 선물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진저가 수술실에서 돌아왔을 때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한 여학생이 그녀에게 아무런 장식도 없는 빨간 리본을 선물했습니다. 여학생은 그 둥근 장식을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은 진저의 침대 위 흰 벽에 걸어 주었습니다.

그 날 저녁에도 보니에게는 많은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진저는 마취에서 아직 덜 깨어났음에도 모든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해 주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끝내자마자 간호사가 들어와 진저에게 퇴원준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장애자 공동체에서 온 차가 당신을 태워가려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서두르세요.”

아마도 부족한 치료비 때문에 병원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병원 내 선물코너가 문을 열 시간이 아직 되지 않았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다시 한 번 꽃을 둘러보며 어떤 것을 주면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간호사가 휠체어를 끌고 나갈 때 이 말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을 알게 돼서 정말 즐거웠어요. 진저.”

이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그녀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묘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간호사가 벽에 걸린 리본을 떼어 진저의 무릎 위에 놓고 병실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진저가 소리쳤습니다.

잠깐 기다려요!”

진저는 휠체어에서 일어서더니 절뚝거리며 천천히 보니의 침대로 걸어왔습니다. 그녀는 오른손을 뻗어 그 작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니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그리고 나를 꼭 껴안았습니다.

고마워요, 진저.”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다시 절뚝거리며 휠체어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는 문을 나갔습니다. 보니는 젖은 눈으로 손 위에 놓은 그 작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텅 빈 침대를 보았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땡! 소리와 함께 깨달았습니다. 그녀가 자신보다 훨씬 많이 가진 부자였음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보니 쉐퍼드, 내가 가진 것]

 

오늘 유다인들 최고 의회 의원이었던 니코데모가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때는 밤이었습니다. 그는 다른 유다인들이 겁이 나서 몰래 예수님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구원받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예수님은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는 그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을 만나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영으로 새로 난 사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나요? 보니는 진저에게 무언가 선물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 하나 자유롭게 선물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마치 니코데모의 모습입니다. 자신이 가진 권력을 잃기를 원하지 않기에 들어 내놓고 예수님을 만나러 올 수 없는 이 세상에 묶인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새도 발에 끈 하나만 묶어놓으면 날 수 없습니다. 성령은 이 세상의 모든 끈을 끊게 만들어서 자유로운 바람처럼 만들어주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따라서 하지 못할 것이 없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되게 합니다. 마치 진저와 같이 자신이 가진 마지막 것까지 더 많이 소유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니코데모에게도 이렇게 새로 태어나도록 권유하시는 것입니다.

니코데모는 마지막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분께서 흘리신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 아리마테아 요셉과 함께 예수님의 시신을 장사지낼 수 있게 하는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면 자유롭습니다. 바람처럼 자유롭게 그 바람을 날개 밑으로 느끼며 이 세상을 발밑으로 바라보며 훨훨 날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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