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8 조회수563 추천수10 반대(0)

명동 성당 뒷마당에는 성모동산이 있습니다. 매일 저녁 8시에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9일기도가 시작됩니다. 9일기도는 말씀의 전례와 묵주기도로 이루어집니다. 기도가 시작되면 초에 불을 켭니다. 말씀의 전례가 끝나면 초를 5개의 마당에 놓습니다. ‘애도의 마당, 위로의 마당, 성찰의 마당, 희망의 마당, 나눔의 마당입니다. 각 마당에는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글이 붙어있습니다. 물론 애도의 마당에 가장 많은 글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성찰의 마당, 희망의 마당, 위로의 마당, 나눔의 마당에도 글들이 붙어 있습니다. 세월호의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해서 애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희생자들이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 남은 가족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 앞으로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성찰하는 것, 우리들 모두가 함께 짐을 나누어지려는 나눔을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운동을 시작하면 가끔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곤 합니다. 물집이 생기고 터지고 그렇게 몇 번 하다보면 손에 굳은살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더 이상 물집이 생기지 않고, 운동을 해도 아프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다가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손가락에는 다시 물집에 생깁니다. 손가락이 다시 부드럽고 연해졌기 때문입니다. 저도 기타를 배울 때,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처음에 기타 줄을 잡으면 손가락이 무척 아팠습니다. 그래서 물집도 생기고, 기타를 배우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겼고, 더 이상 아프지 않았습니다. 테니스, 탁구, 골프와 같은 운동도 처음에는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곤 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세례를 받은 신앙인은 영혼이 아직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기도의 굳은살, 활동의 굳은살이 생기도록 해야 합니다. 처음에 기도하는 것은 힘들고 어렵습니다. 처음에 신앙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기도하고, 활동하면서 나의 영혼에 굳은살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기도는 나의 영혼을 더욱 맑고 깨끗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활동은 내가 신앙인임을 알 수 있게 하는 표징이 됩니다.

 

매일 미사시간 1시간 전에 성당에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성당에 와서 기도하는 것은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즐겁고 보람이 있는 일입니다.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남을 자주 도와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이웃을 돕는 것은, 복음을 전하는 것은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 것 이상으로 기쁘고 행복한 일입니다. 그들의 영혼에 사랑의 굳은살이 만들어 졌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사도행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도들은 주님의 부활을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사도들은 날마다 모여서 함께 기도했고,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었습니다. 이제 사도들의 영혼에는 신앙의 굳은살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기에 사람들의 조롱과, 사람들의 박해에도 견디어 낼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조롱과 박해를 기뻐하였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자신들도 함께 가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세상의 것들에 묻혀 있으면, 우리는 참된 진리와 참된 가치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고 내가 말하였다고 놀라지 마라.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주님의 사랑이 가득한 월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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