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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8 조회수870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4월 28일 부활 제2주간 월요일
 
 
Amen, amen, I say to you,
unless one is born of water and Spirit
he cannot enter the Kingdom of God.
(Jn.3,5)
 
 
제1독서 사도 4,23-31
복음 요한 3,1-8
 

언젠가 친한 신부님 사제관에 놀러갔다가 너무 시장해서 라면 하나만 끓여달라는 부탁을 했지요.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신부님께서는 다 끓인 라면을 냄비 째 가져오면서 어느 책 위에 냄비를 올려놓습니다. 그런데 그 책은 다름 아닌, 제가 쓴 책이었지요. 사실 그날만 냄비 받침으로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 겉에 새겨진 냄비 올려 논 자국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다 읽고서 냄비 받침으로 쓰는 거야.”라고 변명은 하셨지만, 솔직히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하긴 저 역시 그런 적이 많습니다. 제가 직접 돈을 지불해서 구입한 책은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책이 재미없더라도 아까워서 어떻게든 읽으려 하며, 이 책의 가치를 어떻게든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누군가 제게 공짜로 주신 책 중에서 다 읽은 책은 몇 권 되지 않습니다. 공짜라고 해서 책의 가치도 0원은 아닐 텐데, 이상하게도 그냥 받은 것에 대해서는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들이 주님의 사랑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주십니까?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시며, 또한 필요한 그 모든 것을 안배해주십니다. 주님께서는 그 모든 은총과 사랑을 공짜로 우리에게 주십니다. 그래서일까요? 쉽게 주님을 잊어버리고, 주님의 뜻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인 것이지요. 주님께 큰 가치를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짜로 우리에게 그 모든 것을 주신다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착한 목자이신 주님께 큰 가치를 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노력이 바로 주님을 알아가는 것이며, 주님께서 제시하신 하느님 나라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기적들을 목격했던 니코데모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더 알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새로 태어난 이들만이 빛을 받아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있다고 하시지요. 영혼이 새로 태어나는 것은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새롭게 창조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니코데모는 예수님의 이 말씀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아직 완벽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모든 것을 다 아는 것 같은 이스라엘 스승의 모습이지만, 실상 주님 앞에 섰을 때에는 주님의 뜻을 전혀 모르는 너무나도 부족한 믿음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부족한 믿음을 가지고서는 주님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 부족한 믿음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름난 이스라엘 스승인 니코데모도 자신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예수님을 직접 찾아왔던 것처럼 우리 역시 스스로의 부족한 믿음을 인정하고 주님 앞으로 겸손하게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때 주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를 발견할 수 있으며, 그 나라에 들어갈 자격도 얻게 될 것입니다.

마음을 가꾸는 것만큼이나 몸에 대한 예의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자신조차 돌보지 않은 몸에선 어떤 신호도 감지되지 않는다(사라 밴 브레스낙).

 
신학교에서의 라틴어 미사 . 끝나고 사진 촬영

 
 

착한 목자, 나쁜 목자

몇 년 전, 베트남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가이드가 밤에 호텔 밖으로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더군요. 한국처럼 치안이 안전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 이유였지요. 그리고는 계속해서 사고사례만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꼭 밤거리를 돌아다니고 싶다면 자기와 함께 하라고 하더군요. 결국 함께 갔던 많은 사람들은 이 가이드가 인도하는 식당과 상점만을 이용했고, 그 안에서 상당히 비싼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제 일행들은 가이드의 말을 듣지 않고 밤에 밖으로 나갔습니다. 베트남 현지 시장에 들려서 값싼 음식을 맛볼 수도 있었고,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도 금방 알 수 있었지요.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끔찍한 사고사례를 이야기하면서 공포감을 조성하는 가이드의 모습에서 나쁜 목자의 모습을 봅니다. 주님께서는 스스로를 착한 목자라고 말씀하셨지요.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자기의 만족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 진정한 사랑으로 당신을 따르도록 우리의 앞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의 이 모습을 닮아야 합니다. 공포감을 조성하는 나쁜 목자가 아닌, 사랑으로 다가서는 착한 목자로 주님과 하나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악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가 더욱 더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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