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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30 조회수998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4월 30일 부활 제2주간 수요일
 
 
whoever lives the truth comes to the light,
so that his works may be clearly seen as done in God.
(Jn.3,21)
 
 
제1독서 사도 5,17-26
복음 요한 3,16-21
 

언젠가 산책을 하다가 어떤 자매님이 등에 아기를 업고 걸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혼해서 애를 갖기에는 너무 어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젊은 자매님이었지요. 더군다나 요즘에는 결혼을 조금 늦게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자매님을 쳐다보다가 등에 업고 있는 아기가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글쎄 사람이 아니라, 강아지 한 마리를 업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보기 힘든 광경이었지요. 그리고 강아지를 굳이 저렇게 사람처럼 업고 있어야 하나 싶었습니다.

물론 동물에 대한 극진한 보살핌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동물에 대해 이러한 극진함이 있다면, 사람에게는 더 큰 극진함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즉,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에게는 사랑을 쏟아 붓지만, 정작 사람에게는 사랑보다는 미움을 이해하기보다는 판단하고 단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큰 잘못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려고 하고, 남과 자신은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또 얼마나 많습니까?

세상을 사랑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친아들,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을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너무나도 크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랑을 보면서도 우리는 주님을 못 본 체 합니다. 주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우리의 이웃들을 외면하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주님을 못 본 체 하며 사는 것입니다.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들이나 세계 정상급 운동선수들의 대부분은 한 결 같이 자신의 성공 비결이 ‘마음속으로 그려 보기’에 있었다고 합니다. 경기가 있기 전날 조용히 앉아 자신의 경기 모든 과정을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 경기를 할 때, 그들은 마음속으로 이미 그려 보았던 모든 행동을 자동적으로 밟아 나가게 됩니다.

사실 저도 이러한 체험을 자주 합니다. 강의가 있기 전날 조용히 앉아서 제가 강의하는 모습을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상상하는 과정을 가져야 실제의 강의에서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그려 보기’를 지금의 내 모습을 통해서 한 번 해 보세요. 당신의 외아들까지 내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응답하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먼 미래에 주님 앞에 떳떳할 수 있을까요? 주님께서 “잘 했다.”라고 칭찬하실 것 같습니까?

주님의 큰 사랑에 비교할 때 너무나도 부족한 우리의 응답입니다. 잘 했다는 칭찬보다는 그것밖에 할 수 없느냐는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주님으로부터 칭찬받는 모습을 그려보십시오. 이 모습을 얻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내 이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지금 당장 할 일이 많아짐을 깨닫게 됩니다.

삶을 아름답게 사는 방법은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의 최고 표현은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안수현).

 
교구청 사제관에서 키우는 강아지. 신부님들이 모두 예뻐한답니다.

 

왜 아직도 들고 있습니까?

평소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형제님이 계셨습니다. 병원 치료를 받지만 별 차도가 없어서 피정을 위해 어느 수도원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개인 피정을 하고 있는데, 텃밭을 가꾸고 계시던 노 수사 신부님을 만나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형제님께서는 이런 질문을 던졌지요.

“신부님께서는 전혀 스트레스가 없어 보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신부님께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면서 대신 텃밭 옆에 있던 채소가 담겨있는 바구니를 내밀면 말씀하십니다.

“제가 지금 이 밭에서 캔 채소인데, 그렇게 무겁지 않으니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잠시만 들어주시겠어요?”

이 형제님께서 들어보니 생각보다 가벼워서 흔쾌히 허락했지요. 그동안 신부님께서는 밭을 계속해서 가꾸십니다. 형제님께서는 방해가 될까봐 한쪽에 서서 얌전히 기다렸습니다.

한 삼십 분쯤 지났을까요? 점점 어깨가 쑤시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계속해서 말없이 일만 하고 계십니다. 또 다시 삼십 분쯤 지나자, 이 바구니가 마치 커다란 바윗돌처럼 느껴집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말합니다.

“신부님! 이 바구니를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합니까? 무거워서 도저히 못 참겠어요.”

그러자 신부님께서는 깜짝 놀라며 말씀하십니다.

“아니! 진작 내려놓지 왜 아직까지 들고 있소?”

바로 그 순간, 형제님께서는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무거우면 그냥 내려놓으면 되는 것이지요. 삶 안에서 어렵고 힘든 그 모든 것을 다 안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셨지 않습니까?

어렵고 힘든 그 순간을 꼭 움켜잡으면서 못 살겠다고 하지 마시고, 주님의 사랑에 나의 모든 마음을 맡기면서 그 안에서 커다란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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