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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분별력의 은총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02 조회수1,012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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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2. 금요일 성 아나타시오 주교 학자(295-373)기념일

사도5,34-42 요한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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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의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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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의 지혜, 분별력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을 진정 사랑하며 신뢰하는 이들에게 부여되는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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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덕의 어머니가 분별력입니다.

지도자의 우선적이며 필수적 덕목이 분별력입니다.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분별력의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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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우스개 말도 있듯이

분별력이 부족하면 수하 사람들의 고생이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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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일부터 시작한

완적단식피정(오직 물, 죽염, 효소만 먹음)이 어제 5.1일 10일 째 1차로 끝나고,

오늘 부터는 비로서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2차 10일 간의 회복식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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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 1차 단식 피정이 끝나는 날,

단식을 지도하시는 분의 배려로 오후 천호성지를 순례했습니다.

말한마디 천량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듯이

새삼 분별력은 평범한 일상의 언행에서도 필수 요인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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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탓입니다. 슬픔을 함께 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조의를 표하는 현수막의 한 대목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참 분별력있는 진정성이 담긴 말마디였습니다.

곳곳에 걸린 현수막을 통해

세월호 참사가 얼마나 전국민에게 큰 충격의 아픔을 주었는지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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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주체성 강하고 인정 많고 친절하고 웃음 많은 이곳 전북의 익산땅 사람들입니다.

천호성지에서 만났던 일곱 분의 친절한 분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강복도 드렸습니다.

천호성지를 담당하고 계신 신부님도 참 호감이 가는 친절한 분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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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이 변변치 않아 미안합니다.“

단식 피정 중이라 일체의 대접을 받을 수 없어 사양하고 떠나는 저에 대한

신부님의 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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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의 얼굴만 뵈도 좋습니다.“

즉각적인 답변에 내심 만족했습니다.

진정이었습니다.

이런 말마디 또한 분별력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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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의 율법학자 가말리엘이나 복음의 예수님은 말그대로 '분별력의 대가'입니다.

다음에서 보다시피 양상은 다르지만 모두 분별력의 대가임을 입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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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온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율법학자 가말리엘의 분별력이 여지 없이 발휘되는

오늘 1독서의 장면입니다.

사도들에 대한 처리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최고의회에서 발언하는

가말리엘의 분별력이 분위기를 완전히 압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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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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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소란스러웠던 분위기가 완전히 교통정리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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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많은 경우에도

하느님께 맡기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기에 그 때가 될 때까지,

간섭이나 제지나 제동을 하지 말고

바라보고 지켜보면서,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는 것입니다.

때가 되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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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과의 관계는 물론 부부관계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필수적 분별력의 지혜가

건들이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이 또한 하느님께 대한 지극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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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가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공을 세우되 거기 머물지 않는다'라는 노자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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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아름다운 떠남인지요.

분별력의 지혜가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떠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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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때에 잘 떠나지 못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참 어렵고도 중요한 게

공을 세우되 거기 집착하여 머물지 않고 떠나는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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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면에서 복음의 주님은 진정 분별력의 대가입니다.

예수님의 오병이어의 기적에 마음이 사로잡힌 군중들은 예수님을 임금으로 삼으려 합니다.

예수님은 결코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여 일시적 영화를 누릴 분이 아니라는 것을

무지한 군중들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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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말미의 묘사가 참 아름답고 통쾌하고 감동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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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자신의 일을 끝낸 후 군중들의 유혹을 떨치시고,

일체의 집착없이 초연히 물러나

아버지와의 깊은 친교를 위해 산으로 물러가시는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아버지와의 깊은 친교가 분별력의 샘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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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의 지혜요 분별력의 은총입니다.

주님을 지극히 사랑하며 신뢰하는 이들에게 주시는 은총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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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분별력의 지혜를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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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시편27,4ㄱ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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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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