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5월 4일 복음묵상(세 가지 믿음)
작성자오승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03 조회수604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서의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의 이야기입니다. 이 말씀에서는 세 가지 믿음의 모양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예수님은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오 18:20)라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단 두 사람의 제자(그것도 사도는 아니었던)가 동행하며 당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 함께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루카 24:15) 여기서 저는 '가까이'라는 단어에 주목합니다. 내가 신앙생활이라는 것을 할 때, 과연 주님이 나(우리)에게 가까이 계셨다는 것을 느끼지는 못할지언정, 믿기라도 했나 반성해 봅니다. 아마 정말로 주님이 우리 곁에 가까이 계셨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다면, 우리 스스로를 분열시키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나 자신과 우리 공동체의 영성에 해가 될 만한 어떤 언행도 조심하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주님이 저 멀리 하늘 언저리에 쉬고 계시다고 믿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기에 첫째 믿음의 요점은 주님이 우리 '가까이' 계심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로 귀착됩니다.

 

2. 예수님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 보게 함으로써 그들의 믿음을 보려 하셨으나, 결론은 탐탁치 않았지요.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루카 25:25)고 하셨으니까요. 여기서의 믿음은 주님의 역사하심의 믿음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주님은 저 멀리 하늘 언저리에서 쉬고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예언서에 기록된 대로 움직이는 분이시요, 인간의 역사(歷史) 안에 역사(役事)하시는 분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개인적으로도 서사(敍事) 가 있고, 공동체에도, 인류 자체에도 각각 고유한 이야기와 현실들이 있습니다. 주님은 그곳 모두에 함께 하십니다. 그것이 주님의 역사를 이루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 복음의 증인이 되나 봅니다.

 

3.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루카 24:29)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크게 믿지는 못했지만 믿음에 대한 갈구는 상당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진리를 붙들어 함께 있고자 하는 것, 그것이 믿음 아닐까요. 게다가 이러한 우리의 요청에 주님은 기꺼이 응답하실 것입니다. 엠마오를 지나쳐 가시려던 예수님은 제자들의 요청에 그만 발길을 멈추고 마셨으니까요. 이렇게 오늘 복음에서 세 가지 믿음의 모양새가 알려 주십니니다. 첫째는 가까이 계신 주님에 대한 믿음, 둘째는 살아 계신 주님에 대한 믿음, 셋째는 요청에 응답하시는 주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하지만 안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니, 우리 믿음이 앎에서부터 자라나 결실을 맺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 퍼시아저씨.(2014.5.3)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