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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회개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03 조회수1,209 추천수13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부활 제3주일


< 빵을 떼실 때에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


복음: 루카 24,13-35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다


루벤스(RUBENS) 작, (1612)


     < 회개란? >

          

한쪽 얼굴에 모반이 있어서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져 구세군 보육원에서 자랄 수밖에 없었던 김희아씨.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선생님은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은 김희아를 앞에 세우고 반 아이들 모두에게 희아의 얼굴을 그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일제히 들어서 앞에 있는 희아에게 보여주도록 하였습니다. 그 때 김희아는 자신의 얼굴을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자신을 사랑해 주시고 또 그녀의 남편과 두 딸이 그녀를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해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얼굴 한쪽이 붉다는 것을 알고도, 또 다른 쪽 얼굴에 암이 생겨 얼굴뼈를 들어내 얼굴이 비뚤어졌을 때도 그녀를 사랑해주었습니다. 그런 가족이 있어서 그녀는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합니다. 특히 자신을 버린 어머니께도 감사하고 꼭 만나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큰 딸 예은이와 역할놀이를 할 때 그녀는 어머니가 누구인지 어렴풋이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아기가 되고 예은이가 엄마가 되는 놀이였습니다. 먼저 희아씨가 예은이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배고파

우리 아기 배고파? 엄마가 맘마 줄게, 조금만 기다려?”

이 때 희아씨는 무언가로부터 심하게 얻어맞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엄마가 있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엄마가 나를 불러주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그녀는 그 느낌을 다시 가지고 싶어서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 아파!”

우리 아기 많이 아파? 엄마가 안 아플 때까지 잠 안 자고 지켜줄게...”

희아씨는 이게 엄마구나!’라며 아기에게서 엄마를 느꼈습니다.

또 그날 밤 예은이와 함께 잠을 자다가 이런 대화를 했다고 합니다.

엄마는 왜 보육원에 갔어요?”

모르겠는데?”

엄마는 몇 살에 갔어요?”

그것도 잘 모르겠는데?”

그럼 누가 키워줬어요?”

, 보육원에 계신 선생님들이 엄마를 키워줬지.”

그때 예은이가 엄마 품을 파고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는 엄마가 없어서 불쌍하다!”

비록 모습은 아프지만 자신의 딸이 자신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역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어머니, 당신은 저에게 이렇게 큰 복점을 주셨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저에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엄마... 이렇게 태어나서 정말 죄송하구요... 엄마 저를 낳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엄마, 엄마라고 방송에서 이렇게 불러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엄마, 그리운 만큼... 그리운 만큼... 엄마,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늘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쫓던 자신들을 영광스럽게 해 줄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그 실망감은 여인들이 그분의 부활을 보았다고 하는 것으로는 채워질 수 없었습니다. 당시 여인의 증언은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리스도께서 세운 교회가 있는 예루살렘을 벗어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김희아씨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자신을 그런 모습으로 낳아준 것도 모자라 버리기까지 한 부모에게 대한 원망과 미움이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녀들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가슴 뜨겁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런 뜨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게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에게 감사하고 만나고 싶어 합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어머니가 나타나면 그녀는 그 어머니를 낳아준 것 하나만으로 할 수 있는 효도를 다 할 것입니다.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게 등을 돌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녀는 다시 어머니를 향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회개라 부릅니다.

 

회개하다란 희랍어(metanoeo)로나 라틴어(convertere)의 본래 의미는 가던 길을 바꾸어 방향을 바로잡다란 뜻입니다. 이렇게 회개은 행동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로잡는 것입니다. 반대로 란 희랍어로 본래 하마르티아(hamartia)’란 명사인데, ‘하마르타노(hamartano)’에서 나온 말입니다. 하마르타노란 뜻은 과녁을 맞히지 못하고 빗나가다란 뜻입니다. 즉 죄는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죄이고, 회개는 다시 방향을 바로잡아 정확한 방향으로 돌아오는 것이 회개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에서 엠마오로 내려가는 것이 죄이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오는 것이 회개인 것입니다. 예루살렘에는 무엇이 있었습니까? 다시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교회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빵을 떼어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때서야 그들의 눈이 열려 그리스도를 알아보게 되었지만, 그분께서는 거기 계시지 않았습니다. 거기 계시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러면 그들은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교회 안에서 성체의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셔야만 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빵을 떼어 나누어주시는 빠스카 예식을 연상시키는 행위를 하실 때 그들의 눈이 떠지게 된 것입니다.

결국 회개란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 동행하시며 우리 가슴이 뜨겁게성경을 풀이해 주심을 통해 우리 삶이 끊임없이 다른 곳이 아닌, ‘성체성사를 지향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김희아씨가 자신의 딸을 통해 엄마가 어떤 존재인지를 가슴 뜨겁게 느끼고 또 더 느끼고 싶어 한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게 느낀 어머니를 어떻게 만나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그분의 따듯한 동행을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끊임없이 돈이나 권력, 쾌락 등 이 세상의 거들을 향하게 되어있습니다. 내가 하루 동안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입니까, 아니면 이 세상의 것입니까? 그것을 추구하여야만 죄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지 않은 나의 삶 자체가 죄인 것이고, 그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이 그렇게 했던 것처럼 그분께서 내 가슴을 뜨겁게 해 줄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해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성수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가수로 활동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잘 되지 않았고 개혁 성향을 가진 목사로써 이름을 떨치던 중 작년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하였습니다.

그의 세 아들도 모두 음악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한 번은 한 아들이 오래된 재즈 LP 판을 찾기를 원해서 그를 데리고 오래된 LP 판을 파는 곳에 가서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에게는 이런 일이 보물을 찾는 것보다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갑자기 아들이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엄청난 보물을 찾은 듯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뛰어갔더니 아들이 들고 있는 것은 아버지가 가수시절 냈던 오래된 레코드판이었습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나왔던 아버지의 앨범을 찾아낸 아들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판 위에는 김성수 목사가 전에 누군가에게 해 준 자신의 사인이 있었고 또 그 사인은 레코드판을 싸고 있는 비닐 위에 해 놓은 것인데 그 사람은 비닐을 뜯지도 않고 그 가게에 팔아버렸던 것입니다. 자신의 모든 정성이 들어있는 피와 같이 소중한 앨범이었고 사인까지 해서 선물한 것인데 그 사람은 그것을 들어보지도 않고 팔아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주인은 그것을 천 원에 가져가라 하였습니다. 무엇을 싸게 준다는데 그렇게 기분이 나빠 본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말씀을 대하는 것이 이렇지 않을까?’

우리는 정말 말씀을 묵상하고 또 묵상하여 그분의 말씀으로 우리 가슴이 뜨거워지도록 기회를 드리고 있습니까? 아니면 적어도 누군가의 말씀을 통해 나의 마음을 주님께로 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말씀을 갈구하고 있습니까? 적어도 그런 시간을 주지 못하면 우리 회개는 일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엠마오로 향하는 사람들입니다. 틈만 나면 세상 것을 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말씀으로 뜨거워진 상태에서 미사를 참례하면 그리스도의 성체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저절로 눈물이 흘러나오고 감사와 찬미가 나올 것입니다. 미사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고, ‘이곳이 하늘나라이구나!’라고 느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아직은 온전한 회개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분과 동행할 시간, 그래서 우리 마음이 그분 말씀으로 뜨거워지는 시간을 그분께 자주 봉헌해 드리도록 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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