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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눈으로.. 29. 어느 여관에서 술주정꾼의 시비와 회개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1 조회수604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나: 예수 그리스도)

 

 

나자렛을 떠나 내가 어릴 적에 들른 적이 있는 마을에 다다렀을 무렵에 날이 저물었다.


집에서 나오는 불빛들은 마치 밤하늘의 별빛 같았다. 그 불빛들은 우리가 그 마을에 무사히 도착하도록 안내해주는 횃불 역할을 했다. 어두움 속에서 길을 밝혀 주고 우리를 집으로 안내해 주는 빛.. 안전함을 느끼게 해 주고, 온화함을 가져다 주며, 어두움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빛, 누가 그 빛을 마다하랴.

 

마을 안으로 들어가, 숙식할 여관을 찾았다. 바르톨로메오와 야고보가 와서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선생님, 여기는 술 주정꾼들과 난폭한 살인마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른 데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야고보가 덧 붙혔다.

"주님, 여기는 좀 무섭습니다. 다른 데로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혼란과 죄가 넘치는 곳이다.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살피지 않고 믿음이 있는 자들만 보살핀다면 무슨 좋은 일이겠느냐?

나는 몇 사람을 구하러 온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을 구하러 온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용서와 사랑을 주러 왔다. 사람들은 그것을 받기만 하면 되는데, 받기

위해서 그들은 우선 무엇을 받는지를 알아야 한다.

앞으로 너희들이 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바로 그것이며, 나를 따라올 모든 제자들이 해야 할 일이 그것이다."

 

우리는 식사를 하려고 탁자에 둘러 앉았다. 주위에는 곤두레가 되도록 술을 마시고 추잡한 이야기를 지껄이며, 인생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잡음으로 소란스러웠다.


"선생님, 하느님 안에서 진정한 위로를 찾을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술로 위안을 찾고 있는 것은 슬픈일이 아닙니까?"

베드로가 안타까운 표정을 하고 말했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베드로의 말을 듣고 우리 뒤에 앉아 있던 남자가 소리를 질었다.

"당신들이 뭔데 우리를 욕하고 있는 거야?" 그 사람은 화난 얼굴로 싸울 자세를 취하며 일어섰다.
베드로도 일어섰다.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해드릴 생각은 없었소. 용서하시오."

 
"용서하라고?" 옆에 앉았던 사람이 큰 소리를 치며 덤벼 들었다. "남의 욕이나 하고 앉아 있는 꼴에다가, 비겁하기는 원!"


나쁜 뜻으로 말한게 아니오. 우리는 여기서 쉬면서 식사나 하러 온것이니. 화내지 마시오."

베드로가 자제하면서 말했다.

 

"줏대 없이 비겁한 녀석 같으니라고." 한 사나이가 베드로를 밀었다. 나는 베드로의 벌겋게 달아 오른 얼굴을 보았다. 그의 성질이 터질 찰나였다.

"베드로, 앉아라." 내가 베드로를 막아서며 조용히 말했다.


"왜? 당신도 싸우고 싶은 거야?" 그 남자가 다시 소리쳤다.

 

"아니오. 싸우고 싶지 않소. 당신을 도와 주고 싶을 뿐이오. 당신은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분노하면서도 내적으로 갈등하고 있소. 어릴 적에 아버지가 항상 형만 사랑해 주었기 때문에, 이제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강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것이오."

 

어리 둥정하여 서 있는 그 사람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오. 그리고 하늘에 계신 당신의 진정한 아버지께서도 당신을 사랑하시오. 친구, 하느님안에서 평화를 찾으시오."

그 사람은 잠간 비틀 거리더니 멍하니 자리에 앉았다.

 

조용한 침묵을 깨뜨리고 베드로가 물었다. " 저 사람 괜찬겠습니까?"


"괜찮다. 지금 고통을 털어버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면 괜찮아 질것이다."

그 사람 제 정신 들때 까지 우리는 침묵을 지키며 식사를 계속 했다.

 

마침내 술을 깨고 눈에 초점이 생긴 그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주님, 여기 잠깐 좀 앉아도 될까요?"


"물론이오 친구."
정신을 차린 그는 금방 베드로와 절친한 사이가 되어서 베드로에게 연신 용서를 청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요.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용서하고 말고요. 아무 일도 아니었어요."

베드로는 환하게 웃으며 한팔로 그를 감싸 주었다.

 

그 사람이 내게 물었다. "주님, 떠나실때 저도 따라가면 안 될까요?"

 

"아내와 자식들과 아버지는 어떻게 하고.. 그들은 어떻게 하겠소?"

 

"그들은 주님께 맡깁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몰라도,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가 진지하게 말했다.

 

 "나를 사랑한다면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 그들을 사랑해 주시오. 그것으로 당신은 나에 대한 사랑을 보여 주는 것이오. 가족들의 사랑은 하느님께서 주신 특별한 사랑이오. 그러니 그 사랑을 귀중히 여기고, 세상에 그 사랑을 보여 주시오.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널리 퍼뜨리시오."

 

"그렇지만 저는 주님과 함께 가고 싶습니다. 주님과 항상 같이 있고 싶습니다. !"

그는 간절하게 말했다. 

 

 "나는 항상 당신과함께 있소. 당신이 이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나는 당신의 가슴 안에 있을 것이며, 당신 곁에 있을 거이오. 외로워 하지 마시오.. 다시는 방황하지 마시오. 내가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말해 주시오. 그것이 나를 따르는 길이오.!"

 

남은 저녁 시간은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뜻에 대해 즐겁게 토론하며 보냈다. 떠나기 전에 그 사람이 말했다.

"주님, 저는 이제 새 삶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저는 새로운 기운과 힘을 얻었습니다. 정말기쁨니다. 만약 주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시면 언제든지 불러 주십시오. 당장 달려 오겠습니다."

 

"당신은 장차 굳건히 서서 하느님의 자비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하게 될 것이고, 또 잘 해 나갈 것이오. 하느님을 위해 살아 가시오. 그리고 평화 속에 잘 가시오."

우리는 모두 그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베드로가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름을 묻지 않았군요."

"요셉입니다."
"하느님의 일꾼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나를 쳐다보며 베드로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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