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행복에의 성소(聖召)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1 조회수958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2014.5.11.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사도2,14ㄱ.36-41 1베드2,20ㄴ-25 요한10,1-10

 

.

행복에의 성소(聖召)

.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느 삶의 자리에서든 행복하게 사는 게 성소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행복하게 살라고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

삶은 엄중합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각자 불러주신 삶의 자리에서 충실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때 구원입니다.

.

여기 농촌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분들의 낙천적인 모습 이면의 실상을 듣고 안타까웠습니다.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잘 수 있고 진통제를 먹어야 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젊어서부터 무리하게 많이도 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아무런 내색 없이 끊임없이 일하며 하느님 불러주신 그 삶의 자리에 충실합니다.

.

어제 저녁식사 때의 '작은 동요 음악회(?)'를 잊지 못합니다.

오늘은 성소주일이라 부르지만 예전에는 착한 목자 주일이라 불렸음도 기억합니다.

착한 목자 주일에 앞서 저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베풀어진 음악회 잔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

마침 오후에 모처럼 시간을 내어 어느 자매님이 고백성사를 보러 오셨다가

여기 있는 자매님과 함께 제 저녁식사 중, 50여 전 초등학교 때의 동요들을 불러주셨습니다.

연세 60을 넘은 자매님들이셨지만 목소리와 마음은 10대 동심 그대로 였고,

그 많은 동요들의 내용과 음정을 고스란히 살려낸 기억력도 놀라웠습니다.

.

나름대로 행복해 하는 모습들에서

주님 불러 주신 성소에 충실히, 행복하게 살아오셨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행복하게 살라고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입니다.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비상한 성소가 아니라 평범한 성소가 각자 주님 불러주신 삶의 자리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

"날마다 새 아침입니다.“

어제 여기 자매님에게 드린 제 인사말이 좋았습니다.

하느님은 날마다 새 날, 새 아침을 선사하시며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라고 부르십니다.

오늘은 '행복에의 성소'를 위한 세가지 조건에 대한 묵상 나눔입니다.

.

.

첫째, 우리의 목자이시며 문이신 주님만을 따르십시오.

.

세상에는 우리를 파멸로 이끄는 삯꾼 같은 거짓 목자도 많고 죽음에로 이끄는 문도 많습니다.

목자라 다 목자도 아니고 문이라 다 문이 아닙니다.

우리를 진리에로 이끄는 목자는, 생명의 문으로 이끄는 목자는 주님 한 분 뿐입니다.

.

"그러나 문으로 들어가는 이는 양들의 목자다.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 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

과연 여러분은 하나하나 부르시는 착한 목자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 듣는지요.

하여 주님의 말씀에 귀기울이는 수행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늘 주님의 말씀과 친숙하지 않으면 올바른 분별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주님의 다음 말씀 또한 은혜롭습니다.

.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

이런 착한 목자 주님을 닮아야 진정 주님의 사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진정 이런 착한 목자 같은 사제들이요 위정자들이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통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아버지께 이르지 못합니다.

우리를 생명과 행복의 문으로 이끌 수 있는 분은 착한 목자 주님뿐입니다.

저절로 나오는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라는 화답송 고백입니다.

.

.

둘째, 회개의 여정에 충실하십시오.

.

제 삶의 자리에 돌아와 자신의 성소를 새롭게 확인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살다보면 제자리의 성소를 잃어 방황이요 혼란한 삶입니다.

.

1독서에서 보다시피 오순절에 베드로와 열한 사도의 성령 충만한 열화같은 설교에

회개로 응답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

"형제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도들의 말을 듣고 마음이 꿰찔리듯 하며 회개하기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

베드로의 지체 없는 대답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 됩니다.

"회개 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 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

한 번으로 끝나는 회개가 아닙니다.

평생 회개의 여정에 충실해야 하며 세례의 은총을 새로이 상기해야 합니다.

하여 고해성사를 통해 끊임없이 죄를 용서 받고 성령을 선물로 받으십시오.

.

회개로 응답할 때 죄의 용서와 더불어 성령의 선물입니다.

바로 이런 회개의 여정에 충실함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는 길이요,

'행복에의 성소'의 첩경임을 깨닫습니다.

.

.

셋째, 고난을 잘 견뎌내십시오.

.

결코 순탄대로 인생 행로는 없습니다.

제 주변의 착한 형제자매들을 봐도 한결같이 어둠의 터널을 통과한 분들입니다.

최소한 10년에서 20년 동안 믿음으로 삶의 어둔 터널을 통과한 분들입니다.

지극한 인내로 주님을 바라보며 나에게 부여된 고난을 참아 견디어 내는 것입니다.

.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강론 말씀 일부를 나눕니다.

"어떤 불행도 우리를 이 행복과 이 심원한 즐거움에서 돌이키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누구든지 목적지에 도달하고자 갈망한다면 길이 험난하다 해서 자기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생활의 번영이라는 매력이 우리를 곁길로 끌고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중도에서 쾌적한 들판을 보게 될 때

자기 목적지로 계속 향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사람은 어리석은 여행자이기 때문입니다."

.

삶은 과정이요 흐름입니다.

단판 승부가 아니라 평생 승부입니다.

생명과 죽음, 희망과 절망, 빛과 어둠의 삶의 리듬 따라 흐르는 우리의 삶입니다.

착한 목자 주님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둘 때 주님은 우리에게 고난을 잘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

"선을 행하는데도 겪게 되는 고난을 견디어 내면,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받는 은총입니다.

바로 이렇게 하라고 여러분은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께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시면서,

당신의 발자취를 따르라고 여러분에게 본보기를 남겨 주셨습니다.“

.

바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겪으심으로 그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모욕을 당하시면서도 모욕으로 갚지 않으시고,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위협하지 않으시고,

의롭게 심판하시는 분께 당신 자신을 맡기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죄를 당신의 몸에 친히 지시고 십자 나무에 달리시어,

죄에서는 죽은 우리가 의로움을 위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분의 상처로 우리의 병이 나았습니다.

참 좋은 우리의 착한 목자 그리스도입니다.

베드로의 고백이 구절구절 감동이요 공감입니다.

.

이제 우리의 방황은 끝났습니다.

전에는 길을 잃고 헤매었지만, 이제는 우리 영혼의 목자이시며 보호자이신 주님께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

우리가 고난을 겪는 그 자리에

착한 목자 주님도 함께 계시어 우리를 격려하고 위로하신다는 사실이 우리에겐 구원이요 행복입니다.

.

부활 제4주일, 주님은 행복에로 불림 받은 우리 모두에게 세가지 준수사항을 주셨습니다.

1.우리의 목자이시며 문이신 주님만을 따르십시오.

2.회개의 여정에 충실하십시오.

3.고난을 잘 견뎌내십시오.

.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

"착한 목자이신 하느님,

성자의 고귀한 피로 구원하신 양떼를 인자로이 돌보시어, 하늘의 영원한 풀밭으로 이끌어 주소서."

.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