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이 부활 하신후 베드로나 열두사도들에게 나타나지 않으시고, 여인에게 제일 먼저 나타난 것에 대해 일부 사제들이나 우리 신자들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 한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본성이 수다스러워 주님의 부활을 빨리 세상에 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니면 예수님도 상남자여서 여자에게 먼저 나타나셨단 말인가? 물론 이것 모두가 아니다.

복음에서 전하는 예수그리스도의 수난 이야기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니고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남자들이 음모를 꾸미고 야비한 수단을 가지고 실행된다. 예수님이 잡히시던 날, 남자들로 구성된 열두제자들은 그토록 주님이라고 따르던 예수그리스도를 혼자 내버려두고 올리브 산에서 목숨을 부지하려고 줄행랑을 치고, 유다를 제외하고도 가장 주님을 사랑한다고 호언장담 하였던 베드로도 세번이나 예수를 배신한다.

그러나 마리아 막달레나와 소야고보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피투성이 예수님을 마지막 순간까지 배신하지 않고 예수님의 죽음을 십자가 아래에서 지켰다. 이 세명의 여인은 숨죽이고 숨어버린 남자 제자들과 달리, 유대인들로부터 해꼬지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 아래에서도 예수그리스도와 함께 있었다. 이것은 예수님에 대한 전폭적인 사랑이 전제되지 않는한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목숨을 건 진정한 사랑인 것이다.

예수님은 부활하신후 베드로나 제자들이 아닌, 제일 먼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셨다. 이것은 예수그리스도의 수난의 마지막 순간까지 배신하지 않고 곁을 지키고, 예수에 대한 의구심 없이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에게 제일 먼저 나타나신 것이다.예수그리스도는 남자.여자를 차별하지 않으신다.그 분에게 남녀는 같은 인간이며 하느님의 사랑의 결정체인 것이다. 단, 예수를 가장 사랑한 사람이 여자이어서 예수님의부활의 최초 증인이 되는 영광을 얻게 된 것이다. 우리도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면 죽음의 순간 제일 먼저 예수님을 뵙게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주님, 저희에게 영적 눈을 뜨게 해주소서, 그리고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주님을 사랑하게 해주소서.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