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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4년 5월 14일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4 조회수1,097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4년 5월 14일 수요일 복음묵상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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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 역시 너무도 잘 아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쉽고 간단한 말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말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던 것처럼’이라는 부분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이해한대로 움직이게 되어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먼저 이해해야만, 그분의 뜻대로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지만 사랑의 의미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삶을 다하는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역사를 뒤돌아보아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더라도,

우리의 사랑은 참으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생각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도 예외는 아닌 듯 합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했고 믿어왔던 것과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셨던 사랑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렵니다.

1.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상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사랑이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다정다감하거나 살가운 표현을 쓰시는 분은 아니셨습니다.
오히려 사랑의 내용에 열정을 쏟으신 분이셨습니다.
비록 상대에게 오해나 미움을 받더라도 진정 상대를 위하는 길을 선택하려 하셨습니다.

2.
예수님의 사랑은 영원한 세상을 지향하는 사랑이었습니다.
무엇이 상대를 영원히 살리는 길인지, 무엇이 상대를 영원히 죽이는 것인지를 알고 하시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나, 상대의 요구에 연연하기보다는

그 상대를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3.
책임지는 사랑이었습니다.
상대의 그 어떤 반응에도 한결같이 당신의 사랑에 책임을 지셨습니다.
배신과 적대감이 당신을 힘들게 하셨어도 그분께서는 결국 등을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4.
옳음, 즉 정의를 생각하는 사랑이었습니다.
사랑과 정의는 서로 다른 성질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 없는 정의, 정의 없는 사랑은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어쩌면 그분의 사랑은 정의와 일치된 사랑이었고, 그분의 정의는 사랑과 일치된 정의였습니다.

5.
이러한 사랑은 결국 그분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그분의 죽음은 그분의 사랑과 함께 예견된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늘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 진정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가장 하느님의 사랑과 닮은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랑 역시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기적이라는 말은 진정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뜻입니다.
가장 뜨겁고 역동적인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랑 역시 얼마나 본능적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본능적이라는 말은 집착과 소유를 사랑으로 착각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루카11,11-12)
하지만 우리는 뱀을 주면서 생선을, 전갈을 주면서 달걀을 주고 있다고 착각하며,

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흔히 조건 없는 사랑을 아름답다 합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 아름답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사랑이던 상대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조건이 채워지지 않으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당신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 하십니다.
하지만 당신처럼 우리는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의 대부분의 사랑은 수없이 한계를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청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은 사랑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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