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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풍요로운 렉시오 디비나를 위하여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5 조회수1,272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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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15. 부활 제4주간 목요일 사도13,13-25 요한13,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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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렉시오 디비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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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없는 나무는 없습니다.

 

우리 삶의 뿌리를 확인하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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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와 나무와 잎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듯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 역시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여 신구약 성경만의 렉시오 디비나에 이어

내 수도공동체 성경, 내 삶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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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감히 공동체나, 내 삶의 역사 역시 하느님 은총이 구비구비 서려있는 성경이라 칭하곤 하며,

때로 착잡할 때 묵상하며 마음을 정리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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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에 참고가 될 격려와 위로가 된 두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수사님은 수도공동체의 실질적인 설립자로서

오랫동안 기억되고 존경 받아져야 마땅하다 생각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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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마디에서 원장직을 내려 놓은 후,

저에 대한 공동체의 배려를 감지할 수 있어 참 고마웠습니다.

 

새삼 내 정체성을 새로이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에 걸맞는 모범적 삶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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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랫동안 저희 요셉수도원 공동체를 사랑했던 분의 한 마디 말 역시 고마웠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수사님이 아버지처럼 생각됩니다.

 

수사님은 수도공동체 초창기부터 공동체의 아버지처럼 사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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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품위를 유지하고

공동체 형제들을 사랑하며 정말 아버지처럼 살아야 겠다는 자각을 새롭게 한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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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변의 진정성 담긴 말이 내 삶의 성경 렉시오 디비나 묵상을 풍요롭게 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개인 삶의 역사뿐 아니라

공동체 삶의 역사도 하나의 살아있는 성경으로 렉시오 디비나의 대상입니다.

 

이 또한 제 지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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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수도공동체 25년 역사의 성경을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발견했던,

결론과도 같은 네 깨달음도 잊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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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모든 것은 때가 있다.

 

2.모든 것은 필요했다.

 

3.모든 것은 지나간다.

 

4.그러니 지금 여기에 충실하자는,

네가지 깨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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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모영보수녀회 피정지도를 하면서

'말씀이 우리와 함께'라는 수녀공동체 50년 역사 성경을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동시에 수녀공동체의 창설자

'말씀으로 산 사제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님'의 삶의 성경도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신부님의 성자다운 거룩한 삶과 영성이

수녀님들의 삶의 역사 성경에 알게 모르게 서려있음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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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완 신부님의 삶의 성경은 신부님의 은경축(53세, 1967.2.14) 상본의 한 말씀안에 요약됩니다.

 

"우리는 사랑 가운데 진리대로 살면서 여러면에서 자라나,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야 합니다."

(에페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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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편단심, 오직 이 한 말씀을 목표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기 위해 평생 성자다운 삶을 사신 창설자 신부님이셨습니다.

 

말그대로 그리스도는 신부님의 운명이자 사랑이셨음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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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의 묘지에서 읽은 유언말씀도 마음 깊이 렉시오 디비나 했습니다. 

 

"자매 여러분,

 

항상 마음을 합심하여 어려움을 잘 참고 모든 고통 중에 인내하며

하느님 사랑 안에 모였으니 끝까지 겸손하며 가난해야 되고

하느님 사랑으로 남에게 봉사하며

서로 자기를 내세우지 말고 겸손되이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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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의 하느님 사랑, 겸손과 가난, 인내와 봉사의 한 평생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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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창설자 신부님의 영성의 뿌리를 확인하면서

우리 삶의 정체성을 새로이 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만 45세에 수녀회를 창립하시고 만 61세에 선종하셨으니

정말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삶의 성경을 완성하신 성자 신부님이셨음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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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을 묵상하다 보니 이런 두루두루의 깨달음까지 이르렀습니다.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 역시 이스라엘의 역사 성경을 깊이 렉시오 디비나 했음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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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이여, 백성을 격려할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십시오.“라는 부탁이 떨어지자 마자,

바오로는 하느님 중심으로 펼쳐진 이스라엘 구원 역사 성경은

예수님이 구원자로 파견됨과 동시에 종료됨을 가르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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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자 요한의 다음 말씀을 통해 요한 자신은 물론 그리스도의 신원이 확실히 드러납니다.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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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례자 요한의 그리스도 중심의 겸손한 삶이

바오로 사도의 삶의 성경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음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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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그리스도 예수님은 요한이나 바오로는 물론,

주님께 봉헌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에게도 '복된 운명이자 영원한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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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다음 복음 말씀도

우리와 그리스도 예수님, 그리고 아버지이신 하느님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 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 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 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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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로부터 파견된 우리 형제자매들을 환대함이

바로 그리스도와 하느님을 환대하는 것이란 놀라운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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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믿는 형제자매 하나하나가

하느님 뿌리에 하나로 연결되었음을 아는 것이 겸손과 환대의 기초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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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영보수녀회의 특성은

'너무나 평범하여 눈에 드러나지 않는 삶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며 하느님을 증거하는 삶'이라 합니다. 

 

 

바로 이게 평범의 비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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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너무 평범하여 드러나지 않는

'보일 듯 말 듯' 그리스도의 향기같은 내 삶의 성경 한 페이지를 살며 쓰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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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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