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4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7 조회수477 추천수5 반대(0)

어제는 지난번 성당의 교우들이 찾아왔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전에 함께 했던 추억들을 나누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과거는 늘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교구청에 있는 저를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교우분들이 고마웠습니다. 사람이 다른 생명들과 다른 것은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생명들은 유전적인 기능에 의해서 본능으로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사랑하고, 나누고, 배우고, 전해 줍니다. 또한 사람들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원망하고, 미워하고, 분노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이태석 신부님을 기억합니다. 평생 가난한 이들과 함께한 마더 데레사 수녀님을 기억합니다. 제자들을 구하다가 희생되신 선생님을 기억합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다가 희생되신 승무원을 기억합니다.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많은 봉사자들을 기억합니다. 그런 분들이 바로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셨고, 예수님의 마음이 되셨습니다.

 

제가 사제로 살 수 있는 것은 고마운 기억, 아름다운 기억, 사랑받았던 기억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감싸 주었던 가족이 있습니다. 군에 있던 저에게 고운 손 편지를 보내 주었던 주일학교 교사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언제나 지지해주고, 믿어 주었던 교우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기에 저는 사제로 살면서 열매를 맺을 수 있었고, 꽃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사기꾼으로 사는 분들은, 폭력을 행사하는 분들은,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려는 사람은 어쩌면 나쁜 기억들이 지배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모의 싸움을 자주 보았던 사람, 누군가에게 크게 속았던 사람,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보았던 사람은 어쩌면 그렇게 변해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 때문에 공동체가 분열되고, 사람들이 다투고, 분노와 미움이 자라는 것을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말을 조심하게 하기 위해서 치아라는 창살을 만들어 놓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입술로 덮어 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을 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내를 무시하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자녀에게 말을 거칠게 하는 부모님들도 있습니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말의 힘에 대한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시기와 질투에 가득차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바오로와 바르나바에게 비난의 말을 하였습니다.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말입니다. 인격을 모독하는 말입니다. 악의 세력으로부터 나오는 말입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담대한 말로 하느님의 구원은 모든 민족들에게 퍼져나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입니다. 기쁨을 주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생명을 살리는 말입니다. 권위와 힘이 있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의 힘으로 병자들을 치유하였고, 말씀의 힘으로 죄인들의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말씀의 힘으로 5천명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말씀이 하느님이셨고, 말씀이 진리였으며, 말씀은 빛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은 어떤 말인지 생각합니다. 욕망을 채우려는 말이었는지, 시기와 질투를 나타내는 말이었는지, 비난과 험담으로 공동체를 파괴하는 말이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이 생명을 살리고, 신뢰를 주고, 평화를 주고, 참된 진리를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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