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5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8 조회수387 추천수4 반대(0)

본당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강론을 할 때, 강론대가 왼쪽에 있었기 때문에 주로 왼쪽을 보고 강론을 하였습니다. 한 교우분이 오른쪽도 보면서 강론을 해 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안 그러면 다른 성당으로 가신다고 했답니다. 사제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적성 성당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교우분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자기 후배가 임진강에서 이 추운 겨울에 고기를 잡으러 갔는데 거기서 쏘가리를 몇 마리 잡았답니다. 후배는 선배를 위해 쏘가리를 가져왔고, 교우분은 쏘가리를 보는 순간 신부님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우분 집엘 갔더니 쏘가리와 메기 그리고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몇 마리 있었습니다. 회를 뜨고, 매운탕을 끓이고 소주한잔 하려고 하는데 "후배"가 왔습니다. 그러자 우리 교우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인사드려라!" "내가 부모님 보다 더 존경하는 신부님이시다!" 물론 그 후배는 성당에 다니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교우분의 말씀을 듣고 송구스럽고 미안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후배는 선배의 이야길 듣더니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 인사를 꾸벅하는데 또 미안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교우분들은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먼저 신부님들을 생각합니다. 교우분들은 사제의 건강과 영혼을 위해서 늘 기도합니다. 교우분들은 삶의 자리에서 힘겹고 고되지만 신앙인임을 드러내고 증거하려고 노력합니다. 용인 쪽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었습니다. 주인께서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점심만 먹으러 갔는데 동동주를 공짜로 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를 치료하려 치과에 가도, 머리를 손질하러 미장원에 가도, 약을 사러 약국에 가도 신자 분들이 하시는 곳엘 가면 아주 친절하게 대해 주십니다.

 

신학생 면담을 하러 신학교엘 갔습니다. 3학년인 신학생이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신부님 사제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 사제 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건강입니다. 아무리 의욕이 앞서도 몸이 아프면 제대로 사목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체력을 키우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운동은 거의 체육학과 수준으로 한다고 하였습니다. 둘째는 지식입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신학, 철학, 성서, 심리학, 교리 교수법 이런 것들을 충실히 배우라고 했습니다. 군대 갔다 와서 좀 힘은 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셋째는 기도입니다. 정해진 기도 시간에 충실하고, 시간을 더 내서 따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했습니다. 기도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건강해도, 지식이 뛰어나도 금세 지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적 독서를 하고, 가능하면 일기를 좀 쓰라고 했습니다. 건강과 지식은 눈에 보이는데 기도는 분심도 들고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예전에 은행들이 서로 합병을 하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합병되는 은행의 직원들은 합병하기 하루 전날 은행의 금고 비밀번호를 바꾸었고 자신들의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서 나누어 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은행의 문도 열지 않았고 모두 도망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 한곳의 지점만 지점장과 모든 행원들이 정상 출근을 했고 다음 사람들에게 인수인계를 하였다고 합니다. 비밀번호를 바꾸고, 미리 퇴직금을 정산하고, 도망간 사람들은 모두 형사입건이 되었고 가지고 간 돈도 모두 회수 당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충실하게 출근하고 고객을 위해 은행 업무를 한 지점장과 행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모두 은행에 다시 채용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지점장만은 자신은 이제 은행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만 두었고 행원들은 모두 특채되었다고 합니다. 내일 은행 일을 그만 두더라도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충실하게 하였기 때문에 다시 특채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일들에 많은 시간을 소비합니다.

돈을 버는 일, 명예를 얻는 일, 권력을 얻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보다 더 소중한 일에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10년 벌 수 있어도 10년 동안 번 돈으로 잃어버린 건강은 살 수 없는데도 우리는 건강보다 돈을 버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곤 합니다. 소중한 일이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족을 돌보는 일, 건강을 돌보는 일, 이웃과 신뢰를 쌓는 일, 명상과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는 일 등이 있습니다. 바로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주도적인 삶을 살면 여유가 생기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생기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끊임없이 주도적인 삶을 살았다고 하겠습니다. 제자의 배반에도, 유대인들의 조롱에도, 하느님의 무심함에까지도 예수님은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주도적인 삶을 사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은 저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하지만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너희에게 평화를 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사도들은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음식을 나누는 일, 재산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욱 소중한 일을 하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우리는 오직 기도와 전도하는 일에만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재물과 음식을 나누는 일은 신망이 두텁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들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자 하느님의 말씀은 널리 퍼졌고 예루살렘에서는 신도들의 수효가 부쩍 늘어났으며 수많은 사제들도 예수를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재물과 권력의 유혹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그래서 영원한 삶에로 나아갈 수 있는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십니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 꼭 필요한 것이 하나있는데 그것은 지도입니다. 지도에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의 길이 자세히 나와 있고 어느 길이 가장 빠르고 손쉬운 길인지 나와 있고 어느 곳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가계가 있고 어느 곳에서 피곤한 몸을 쉴 수 있는지 나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가 머무를 곳에 미리 가볼 것이다. 그곳은 머무를 곳이 참으로 많다. 이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는 너희가 들어갈 문이다.”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우리가 가야할 하느님 나라의 지도입니다. 그분의 말씀과 행동과 기적은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이 표시된 지도입니다. 우리의 지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한 번 뿐인 우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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