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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 공동체의 세 특성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8 조회수537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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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18. 부활 제5주일 사도6,1-7 1베드2,4-9 요한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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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동체의 세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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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믿는 이들의 '교회 공동체의 세 특성'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교회공동체, 수도공동체, 가정공동체에 모두 적용되는 특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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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섬이 아닙니다.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공동체를 떠난 고립단절의 상태가 바로 지옥입니다.

좋든 싫든 내 몸담고 있는 엄연한 현실의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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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최근 강론 대목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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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백성 안에 있지 않은 그리스도인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단일 개체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성교회'인 '사람'들에 속해 있습니다.

교회 없는 그리스도인이란 단순한 관념(idealistic) 같은 것일 뿐입니다.

실제가 아닙니다.

홀로인 예수 그리스도를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분은 홀로인 그리스도인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떨어진 수퍼 히어로와 같이 분이 아니십니다.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역사를 지니고 계신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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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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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수도자이기 이전에 이미 성교회 공동체에 몸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우리 수도공동체는 성교회의 모델입니다.

수도공동체를 떠 받쳐 주는 삼대 지주가 기도와 일, 성독(Lectio Divina)입니다.

기도에는 신비가, 일에는 전문가, 성독에는 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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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요소가 균형잡혀 있어

'함께 기도하는 전례공동체', '함께 일하는 공동체',

함께 주님과 깊은 친교를 나누는 '말씀 공동체'가 될 때 비로소 온전한 이상적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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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역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 공동체 하느님이십니다.

감사하게도 오늘 말씀의 배치가 참 절묘하여

공동체의 세 특성과, 공동체 내에서 삼위일체 하느님이 잘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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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우리 교회 공동체는 '함께 성부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전례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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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독서, 베드로 1서의 말씀에서 착안했습니다.

우리 가톨릭의 영성은 전례공동체 영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여 우리 수도자들은 평생, 매일, 규칙적으로 함께 성전에 모여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미사와 성무일도의 전례공동기도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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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위로 하느님과 소통이요 옆으로 형제들과의 소통으로

살아있는 온전한 성부 하느님의 공동체가 되고,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가가 되며 사제적 백성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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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말씀처럼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우리 모두 영적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살아있는 돌이 되고,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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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베드로의 말씀처럼

'우리는 선택된 겨레이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분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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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게 공동전례기도를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으로서의 우리의 신원이요,

자랑스럽고 영예스러운 우리의 특권적 직무입니다.

그대로 우리 모두 거룩한 사제단이 되어

성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며 감격스럽게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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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우리 공동체는 '함께 성자 예수님과 깊은 친교를 나누는 말씀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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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에서 착안했습니다.

말씀이신 성자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영성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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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장면을 보십시오.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여, 주님과의 대화를 통해 주님과의 친교를 깊이하는 제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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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주님께서 부활하시어 오늘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바로 이런 주님과의 친교를 깊이하는 최고의 수행이 바로 말씀 공부인 성독(렉시오 디비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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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독을 통해 복음의 제자들처럼 우리 모두 주님께 배우고 새로운 진리를 깨달아 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머리로 주님을 아는 '지식의 학자'가 아니라 가슴으로 주님을 아는 '사랑의 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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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읽어도 늘 새롭고 감사한 다음 복음 말씀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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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님을 공동체의 중심에 모셨으니 세상에 무엇이 부럽고 부족하겠습니까.

성자 예수 그리스도뿐 아니라 성부 하느님 중심의 우리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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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마음이, 취향이, 성향이 맞아 일치의 공동체가 아니라

바라보는 중심의 주님 방향이 같아 비로소 다양성의 일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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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하늘 아버지께 활짝 열린 '하늘 문'은,

아버지의 생명과 진리에로 인도하는 구원의 길,

'하늘 길'은 오직 하나,

우리 공동체의 중심인 성자 그리스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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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렉시오 디비나의 말씀 공부를 통해

말씀이신 성자 그리스도와 깊은 사랑의 친교를 나누는 말씀의 공동체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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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우리 공동체는 '성령의 분별하에 함께 일하는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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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독서 사도행전의 말씀에서 착안했습니다.

공동체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땅에서 하늘을 살아야 하는 우리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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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기도가 우선이지만 일과 돈도 현실입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입니다.

우리 삶은 하늘에서 뜬구름 잡는 영성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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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물론이지만 빵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땅에서 하늘을 살아야 하는 우리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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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상과 현실, 기도와 일의 균형과 조화의 분별의 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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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사도행전의 열두 사도의 분별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바로 성령께서 주신 분별의 지혜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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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계 유다인들의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려 공동체의 분열의 위기를 맞이했을 때

열두 사도의 대처가 참으로 지혜롭고 기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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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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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잘 할 수는 없습니다.

식탁 봉사와 기도와 말씀 봉사를 나눈 것은 얼마나 지혜로운 조치였는지요.

이 말에 온 공동체는 동의하였고 공동체 분열의 위기를 모면하게 됩니다.

함께 성령의 분별하에 일하는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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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는 귀천이 없습니다.

일의 목적은 각자 맡은 일을 통하여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주님과 이웃을 섬기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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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활 제5주일, 부활하신 주님은 말씀을 중심으로 공동체의 세 특성을 명쾌하게 밝혀 주셨습니다.

1.성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거룩한 사제단으로서의 '전례기도 공동체'입니다.

2.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깊은 친교를 나누는 '말씀의 공동체'입니다.

3.성령의 분별하에 함께 '일하는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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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

말씀 중심의 공동체, 함께 일하는 공동체로 잘 성장, 성숙되어 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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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희가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자애를 베푸소서."(시편33,22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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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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