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부활 제5주일(2014년 5월 18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8 조회수781 추천수12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성령이 충만한 사람 일곱을 뽑았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6,1-7

 

제2독서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입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 2,4-9

복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12

 

 

 

부활 제5주일(2014년 5월 18일):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요즘 평안하십니까? 평범한 우리의 일상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나면 큰 파장이 일어납니다.
호수처럼 잔잔하던 우리 삶에도, 무던하던 우리 삶에도 요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큰 바윗돌이 우리 삶에 떨어졌습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 운동이 우리 사회를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 큰 파장이, 큰 파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세월호 참사 때문입니다.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것도 어린 학생들이 우리 눈 앞에서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우리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비통해하고 있습니다.

벌써 부활 5주일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제자들에게 큰 파장이었습니다.
제자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큰 사건이었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보통 사람이었던 사람들이 하느님을 굳건히 믿는 이들로 변했습니다.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던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회개라고 합니다. 부활은 어떻게 보면 제자들에게 ‘회심의 사건’인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에 세월호 사건은 과연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뜻을 알려고 해야 합니다.
잔잔한 일상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큰 표징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의 삶, 우리 일상의 삶을 다시금 진지하게 돌아보게 합니다.

세월호의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악마의 소리같은 선내 방송 때문에 모두 갇혀 깜깜한 물속에서 죽었습니다. 아니 집단 살해당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는 것이 살아 있는 것입니다. 생명은 변화이며 움직임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죽은 것입니다. 우리를 움직이지 않도록 마비시키는 악마의 소리는 무엇입니까?
바로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을 섬기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최고다, 물질이 최고다는 소리입니다. 이전에 이런 광고가 유행했습니다. “부자되세요!!” 과연 우리는 이런 광고 소리에서 자유롭습니까? 많은 경우 돈을 하느님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돈은 권력입니다. 돈은 힘입니다. 물신입니다. 물질이 신입니다.
사실 세월호의 아이들은 돈 때문에 살해당했습니다. 돈 앞에서 인간의 진실과 생명이 무시되는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는 ‘돈의 먹이사슬’에 얽매어 있습니다.
(청해진 회사.. 돈.. 선원들… 해경… 그 위로 위로… 정치자금… 뒷돈거래…)

오늘 제자들은 예수님께 두 가지를 묻습니다.
하나는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이고, 다른 하나는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입니다. 이 질문은 우리 모두의 질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다시금 생각하게 우리를 각성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이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길은 우리가 걸을 때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던 길을 멈추면 길도 없는 것입니다. 진리는 찾는 것입니다. 진리를 향한 여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합니다. 움직이면 생명의 고동 소리를 느낍니다.
예수님이 가신 길은 바로 하느님 아버지를 향한 길이었습니다. 예수님처럼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방향도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침묵 시위를 하면서 이런 문구를 들었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이건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됩니다. 가만히 있으면 부활의 삶이 아니라 죽음의 삶입니다.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통해 하느님을 향하여 매일 매순간 움직입시다. 사람들이 물신을 섬길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을 향하여 하느님이 살아계심을 증거하도록 합시다. 여기에는 용기와 믿음이 참으로 필요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회심의 길을 걷는 우리에게 용기를 주시며 이렇게 격려하십니다.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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