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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9 조회수1,461 추천수10 반대(1)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5월 19일 부활 제5주간 월요일
 
 
Whoever has my commands and obeys them,
he is the one who loves me.
He who loves me will be loved by my Father,
and I too will love him and show myself to him.
(Jn.14,21)
 
 
제1독서 사도 14,5-18
복음 요한 14,21-26
 

한 10년쯤 되었을 것입니다. 어느 겨울에 운전을 하다가 빙판에서 제 차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빙글 돌았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도로 옆에 있는 어느 집 담벼락에 차를 처박고 말았지요. 제 생애에 있어서 가장 큰 사고였고 정말로 뜻밖의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그때를 떠올리면 정말로 주님께서 도와주셨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내리막길이어서 어느 정도의 속도가 붙어있을 때였고, 차가 돌기 시작하는데 정신이 없어서 제가 했던 행동은 눈을 꾹 감고 핸들을 꽉 잡고 있는 것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운전을 하면서 절대로 눈을 감으면 안 된다고 말을 하더군요. 특히 사고가 나려할 때에, 즉 저의 경우처럼 차가 조정이 안 될 때에는 눈을 감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정신이 없어서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는데도 다행히 몸 하나 다치지 않았으니 커다란 주님의 도움이 있었던 것이지요.

사고가 나려할 때에 절대로 눈을 부릅뜨고 내가 가야 할 곳에 고정시켜야 한다는 말이 어쩌면 우리의 삶에도 똑같은 규칙이 적용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내 뜻대로 잘 안 될 때 눈을 감아버리거나 다른 곳을 바라볼 때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 때 역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가 가야 할 곳만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말이지요.

어떤 일이 잘 안 된다고 또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눈을 감아버리고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까? 큰돈을 잃었다고 뒤돌아보며 후회만 하는 것은 아닌지요? 또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에 대해서도 예전 일만 떠올리며 슬퍼하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다른 이들과의 갈등으로 내 마음의 눈을 감아버리지는 않았습니까?

이렇게 후회하면서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됩니다. 또한 포기하면서 두 눈을 꾹 감아서도 안 됩니다. 대신 내 마음의 눈을 내가 원하는 곳에 철저하게 고정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곳이 바로 주님입니다. 주님을 향해 내 마음의 눈이 고정되어 있을 때, 우리들은 어떤 실망이나 좌절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참 기쁨과 행복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이를 분명하게 말씀하시지요. 당신의 계명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것이며, 하느님 아버지 안에서 영원히 살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세상일만을 바라보는데 모든 힘을 다 쏟아서는 안 됩니다. 또한 세상일을 뒤돌아보면서 후회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마음의 눈을 감아버려서도 안 됩니다. 대신 사랑으로 다가오시는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내 마음의 눈을 그분께로만 향할 때,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당신이 오늘 베푼 선행은 내일이면 사람들에게 잊힐 것이다. 그래도 선행을 베풀어라(마더 테레사).


 

주님을 느낄 수 있는 사람

언젠가 원로신부님과 함께 대형 마트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넓은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고르고 있는데 신부님께서 아주 뜻밖의 말씀을 하시더군요.

“나, 이런 곳 처음이다.”

‘어떻게 이런 마트에 한 번도 오신 적이 없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바로 그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신부님께서 젊었을 때에는 이러한 대형 마트가 없었을 것이고, 연세가 드신 뒤에는 주방을 담당하시는 식복사가 알아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해주셨을 테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신부님께서는 그 어떤 것도 구입하시지를 못하십니다. 제가 “신부님, 필요한 것 없으세요?”라고 물어도, 쇼핑을 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그 어떤 것도 선택하시지 못하더군요.

물건도 사 본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긴 저 역시 비슷한 체험이 있습니다. 사실 이제까지 저 혼자서 옷을 사 본 적이 없습니다. 누구와 함께 가서 주로 추천을 받은 옷을 구입하곤 했지요. 그런데 급하게 바지가 필요해서 옷가게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옷을 사야하는지 당황스러운 것입니다. 결국 직원이 추천해 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바지를 급하게 하나 사가지고 나왔습니다.

물건도 사 본 사람이나 살 수 있는 것, 당연하지요. 그렇다면 주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냥 갑자기 주님께 다가갈 수 있을까요? 갑자기 주님이 느껴지고,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될까요? 아닙니다. 그러한 주님을 알고자 하는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야 비로소 주님을 느끼고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건을 사 본 사람이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처럼, 주님께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주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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