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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의 선물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20 조회수777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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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20.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사도14,19-28 요한14,27-31ㄱ


평화의 선물


너나 할 것 없이 떠남의 여정 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아무리 좋은 자리도 언젠가 때가 되면 떠나야 합니다.

영원토록, 평생토록 머물 수 있는 자리는 없습니다.

 

잘 떠나는 것보다 아름답고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잘 떠날 때 아름답습니다.

 

떠남의 선물 중 평화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향기 같은 평화의 여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세상을 떠나기 전 고별 담화에 나오는

주님의 평화가, 또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가 이러합니다.

 

저 역시 어제 방문하신 신심 깊은 분을 통해서 이런 평화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떠난 후로도 향기 같은 평화의 여운이 남아 있어 오후 내내 마음이 평안했습니다.

 

"자매님은 주님께서 저에게 보내 주신 선물입니다.“

라고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정말 훌륭하고 성실한 믿음의 자매입니다.

 

요셉수도원을 사랑하는 모임인

예수성심자매회를 10년 동안 매달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책임을 다하는 분이며,

예전에는 전진상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에서

매주 1회 하루를, 10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봉사한 분입니다.

 

지금도 집안 일에 충실하면서도

무려 매 주 본당 성물방 봉사, 레지오 모임(단장), 성경공부, 노인대학 급식 봉사 등

초인적 봉사를 하는, 참 책임감이 강한 분입니다.

 

이 또한 주님 향한 믿음의 표현이자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런 분들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은 당신의 평화를 선사하십니다.

 

저 역시 여기 수녀원에 머물면서

수녀님들의 따뜻한 환대를 통해 주님의 평화를 흡족하게 누리고 있습니다.

 

떠남 중의 결정적 떠남이 죽음의 떠남입니다.

언젠가 갑자기 평화로운 마지막 떠남은 없습니다.

 

일상의 떠남에 충실하여 주님의 평화를 선사할 때

역시 마지막 죽음의 떠남에도 주님의 평화를 선사할 수 있습니다.

 

불화(不和)가 아닌, 주님의 평화(平和)를 선사하고 떠날 때 정말 아름답고 행복한 떠남입니다.

 

강론 중 몇 번 인용했던 일화가 다시 생각납니다.

임종 전 남편의 다음 고백이 부인에게 평화를 주었고

살아서 보다 세상을 떠난 다음 남편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이 세 말마디보다 더 좋은 배우자에 대한 신뢰와 사랑의 진정상 담긴 고백은 없을 것입니다.

남편은 평화로운 선종을 맞이했고 아내에게도 주님의 평화를 선사했음이 분명합니다.

 

이런 사랑의 추억이, 평화의 추억이 살게 하는 힘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의 참 좋은 선물도 평화입니다.

부활하신 후에도 제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선사한 평화입니다.

 

제가 고백성사 보속 처방 전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구절이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입니다.

공동번역 성경 말씀을 선호하여 그 말씀을 써드립니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그토록 세상 살이가 두렵고 불안하다는 반증입니다.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거짓 평화가 아닌 주님 주시는 참 평화가 목마른 세상입니다.

 

바로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매일 미사를 통해서도 이런 참 평화를 우리에게 선사하십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주님은 평화의 샘입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믿음과 사랑의 삶일 때 우리를 통해 선사되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막연히 버리고 떠나는 삶이 아니라, 평화의 주님을 따라, 떠나는 삶의 여정입니다.

예수님의 평화의 진원지 역시 아버지임을 깨닫습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보다 위대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내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과

내가 아버지께서 명령하신대로 내가 한다는 것을 세상이 알아야 한다.“

 

아버지를 통한 예수님의 평화요 예수님을 통한 우리의 평화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우리를 살게 하는 내적 힘의 원천입니다.

 

성모영보수녀회의 창립자 선종완 신부님이 온갖 역경 중에도 내적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주님의 평화였음을 깨닫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바르나바와 바오로 사도의 삶도 떠남의 연속입니다.

최선을 다해 사명을 수행한 후 집착 없이, 미련 없이, 떠나는 두 사도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자유롭고 자연스럽습니다.

평화의 샘 주님과 늘 동행한 삶이었기에 이런 떠남이 가능했음을 깨닫습니다.

 

한 대목을 인용합니다.

'그들은 제자들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고 계속 믿음에 충실하라고 격려하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교회마다 제자들을 위하여 원로들을 임명하고,

단식하며 기도한 뒤에, 그들이 믿게 된 주님께 그들을 의탁하였다.'

 

믿음의 두 사도의 일처리가 얼마나 깔끔하고 완벽한지요.

마지막으로 안티오키아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신자들을 불러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해 주신 모든 일과 또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주신 것을 보고합니다.

철두철미 교회의 충실한 일꾼인 두 사도와 늘 함께 해주신 평화의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평화를 선사하시어 떠남의 여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 당신께 충실한 이들이 당신 나라의 영광을 알리나이다."(시편145,12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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