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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안에 머물러라" -영원한 쉼터-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21 조회수1,054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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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21.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사도15,1-6 요한15,1-8


"내 안에 머물러라"

-영원한 쉼터-


오늘 연피정을 끝내면서 주님은 우리 모두를 향해 참 고마운 말씀을 주십니다.

피정의 결론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이 말씀 안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이 말씀보다 중요한 말씀은 없습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주님 안에 머무르지 못함이 만병의 근원입니다.

무려 오늘 복음에 '머무른다'는 말이 8회 나옵니다.

 

오늘은 위 말씀에 대한 풍부한 묵상을 나눕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가 되겠습니다.


 

첫째, 주님과 공동체의 일치의 비결은 "내 안에 머물러라.“이 한 말씀 밖에 없습니다.

 

개인을 상대로 한 말씀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향한 말씀입니다.

 

주님께는 개인주의가 들어설 여지가 없습니다.

언제나 '너' 개인이 아닌 '너희' 복수의 공동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에 이어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네 '개인의 마음 안'이 아닌 '너희 공동체 안'에 머무르겠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여 비로소 주님 안에서 공동체의 온전한 일치, 개인의 내적일치가 실현됩니다.

 

이 길 말고는 공동체의 일치도 개인의 내적일치도 영원히 불가능합니다.

공동체를 떠난 하느님 체험이 얼마나 위험한 환상이요 착각일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둘째, 어제 자기훈련에 대한 강의를 했는데 궁극의 자기훈련은, 가장 핵심적이자 본질적인,

 

가장 중요한 자기훈련은 "내 안에 머물러라.“는 주님의 한 말씀뿐입니다.

 

바로 오늘 이 복음 말씀이 사도행전의 논쟁에 답을 줍니다.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참 고루하고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너무 시야가 좁은 주장입니다.

본질적인 것을 모르면 이렇게 지엽적이고 부수적인 것에 매여 정력과 시간을 낭비합니다.

이런 부수적인 것들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일거에 해결해 주는 말씀은

'내 안에 머물러라.'는 복음 말씀 하나뿐입니다.

 

하여 매일, 평생,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를 바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매일 주님 안에 머물러 하느님께 바치는 공동전례기도의 자기훈련이

확실하게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어 줍니다.

 

성전 안에서 함께 바치는 공동전례기도보다

주님 안에 머무른다는 진리를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는 수행은 없습니다.


 

셋째,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를 살 수 있는 비결은 "내 안에 머물러라.“이 한 말씀뿐입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주님 역시 우리 공동체 안에 머무르시니 바로 이게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그러니 바로 이 공동전례 미사와 성무일도 시간은 이 지상에서의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자 체험입니다.

 

분명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함께 있을 것이며,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고 말입니다.

 

'나' 개인 안에 있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우리' 가운데, 즉 공동체 내에 현존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넷째, 치유와 정화, 변화의 길은 "내 안에 머물러라.“는 주님 말씀 하나뿐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를 때 말씀이신 주님이 우리를 깨끗이 씻어 주고 위로하고 치유해줍니다.

진정한 내적평화와 안정이 있습니다.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면서 주님을 닮아갑니다.

진정한 여유와 휴식도 주님 안에 머물 때만 가능합니다.

 

바로 공동전례기도의 은총입니다.

우리를 치유하고 정화하고 성화하여 점차 주님을 닮게 하는 공동전례기도의 은총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사랑의 쉼터는 '주님 사랑 안' 하나뿐입니다.

이 주님 안에 머무르지 못하기에 끊임없는 불안에 두려움이요,

여전히 목마르고 배고프며 안식이 없는 영혼입니다.


 

다섯째, 우리가 주님 안에 머무르고 주님 또한 우리 안에 머무를 때,

          주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청하라 하십니다.

 

우리에게 그대로 이루어 질 것이라 하십니다.

하여 함께 바치는 공동전례기도 중의 청원기도가 그토록 중요합니다.

 

공동체가 주님과 하나되어 바치는 청원기도이기에

우리에게 그대로 이루어 질 것이라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분명 약속하셨습니다.


 

여섯째, 주님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우리는 주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시편 127장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집을 지어 주지 않으시면 그 짓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고,

주님께서 성읍을 지켜 주지 않으시면 그 지키는 이의 파수가 헛되리라.

일찍 일어남도, 늦게 자리에 듦도, 고난의 빵을 먹음도, 너희에게 헛되리라.'

(시편127,1-2ㄱ)는 말씀입니다.

 

우선적으로 우리가 확인할 바 주님 안에 머무르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주님 안에 항구히 정주할 때 많은 사랑의 열매, 믿음의 열매, 희망의 열매를 맺습니다.

우리가 많은 열매를 맺고 주님의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십니다.

우리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열매를 많이 맺지 못하는 것은 주님 안을 벗어나 살기 때문입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 제목이 생각납니다.

주님 안에 멈출 때 비로소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주변의 실상들입니다.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란 시편 말씀처럼

주님 안에 머무를 때 비로소 우리는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닫습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이, 자기훈련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는

주님 안에, 주님 사랑의 현존 안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를 때 진정한 평화와 기쁨, 안정과 휴식, 순수와 열정이 있습니다.

 

하여 공동체가 주님 안에 머물러

한 마음으로 바치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 수행이, 영성훈련이 그토록 중요합니다.

 

주님은 오늘도 당신 안에 머물러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를

당신 축복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세상에 미사보다 우리에게 더 좋은 영혼의 쉼터는 없습니다.

 

"주님,

이 거룩한 파스카 신비로 저희 구원을 이루시니,

저희가 감사하며 드리는 이 미사가 저희에게 영원한 기쁨의 원천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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