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24 조회수582 추천수7 반대(0)

교구 성직자 주소록이 나왔습니다. 24번째 받아보는 주소록입니다. 교구의 사제는 830명입니다. 저는 순서가 280번입니다. 제 위로 279명의 신부님이 계시고, 저의 후배 신부님들이 550명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은퇴하셔서 원로사목자가 되셨고, 어떤 분은 유학을 가셨고, 어떤 분은 휴양 중에 계시고, 어떤 분은 안식년 중에 계시고, 어떤 분은 연수를 하시고, 어떤 분은 교포사목을 하시고, 어떤 분은 학교 법인에 계시고, 어떤 분은 청소년 법인에 계시고, 어떤 분은 교구청에 계시고, 어떤 분은 본당 사목을 하십니다. 하시는 직무는 많이 다르지만 모든 신부님들이 공통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미사 봉헌과 강론입니다. 사제는 죽기까지 미사를 봉헌하고, 강론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것은 사제의 소중한 사명이면서 때로는 큰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한 자매가 이런 문자를 보냈습니다. ‘신부님의 강론이 그리워요. 신부님들의 강론은 대게는 졸음이 옵니다.’ 19년 전에 제가 있던 본당의 청년 성가대원이 보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 친구는 아직도 저의 강론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신학교에서 설교학을 강의하면서 책임감을 더 느끼고 있습니다. 어제 만난 자매님도 제게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1년 정도 강론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진실한 삶이 드러나는 강론, 영적인 갈증을 채워주는 강론, 성서의 말씀을 통해서 이 시대에 하느님의 뜻을 알려주는 강론, 죽비처럼 나태해진 정신을 깨우치는 강론, 위로와 희망 그리고 용기와 힘을 주는 강론, 그리스도의 향기가 진하게 전해지는 그런 강론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23년 동안 미사를 봉헌하고 강론을 하였습니다. 교구에서는 선배보다는 후배가 훨씬 많은 위치가 되었습니다. 과연 저의 강론이 교우들의 영적인 갈증을 채워주는 강론이었는지, 그만큼 치열하게 준비를 했는지 돌아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이 주는 것들 보다는 하느님께서 주는 것들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것을 추구하는 것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이고, 세상 사람들은 박해할지도 모른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것을 추구하는 것이 참된 행복이라고 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들은 바로 그와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는 것이 돈을 버는 것보다, 명예를 추구하는 것보다 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