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그 누구도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말자(박영식 야고보 신부님의 강론, 부활제 6, 5 주일분)
작성자김영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24 조회수1,071 추천수6 반대(0) 신고

그 누구도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말자

(부활 제6주일)

요한복음 14,15-24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과 행복과 평화이다. 남이 나를 무슨 욕으로 공격해도 내가 중무장해서 막아내야 그 소중한 것을 보존할 수 있다. 말이 많고 성질이 고약한 아내 크산티페와 함께 사는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 사람들이 왜 그런 악처와 사느냐고 물었다. 그는 “말을 잘 다루려면 난폭한 말만 골라서 타고, 난폭한 말을 잘 다루면 다른 모든 말을 매우 쉽게 탈 수 있는 법이다. 내가 그 여자의 성격을 참고 견디어 낸다면 천하에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 없지 않겠나?” 아내의 끊임없는 잔소리를 어떻게 견디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소크라테스는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소리도 귀에 익으면 괴롭지 않지.”라고 대답하며 웃더란다. 어느 날 아내가 소크라테스에게 잔소리를 퍼붓다가 성을 참지 못해 그의 머리 위에 더러운 꾸중 물을 한바가지 휙 끼얹었다. 그래도 그는 태연히 “천둥이 친 다음에는 큰비가 내리는 법이지.” 하고 응수했단다. 그는 결혼한 지 일주일 후 “이렇게 살면 명대로 못 살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일찍 죽겠는걸. 부인이 나를 무슨 말로 공격해봐라. 내가 긍정적인 생각으로 중무장해서 막아내리라.” 그는 행복과 평화를 위해 자존심, 분노, 복수심을 사정없이 무시하는 것을 배웠던 것이다. 우리 같으면 크산티페의 고약한 언동 때문에 같이 감정이 폭발하여 화병으로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아예 분노라는 감정을 생기지 못하게 하였다. “그 무엇도 내 허락 없이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라는 원칙을 세우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복과 평화를 깨뜨리는 것을 다 어떠한 경우에도 막아 낼 줄 알았던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이러한 원칙에 따라 아예 분노와 원한이라는 감정을 생기지 못하게 한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만이 그분과 이웃을 사랑한다. 그는 사랑을 지키려고 자신을 미움과 복수의 불로 태우지 않는다. 언제나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이가 “그 무엇도 내 허락 없이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이 일 때문에, 저 사람 때문에 불행하다고 남을 탓하곤 한다. 그는 남이 하는 욕을 들으면 복수의 감정을 터뜨리고 만다. 남 때문에 자기를 불행하게 만들고 자기의 행복을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내 자신이다. 나의 행복과 불행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때문이다. 자기의 실패나 불행을 남에게, 세월에 탓을 돌리는 사람은 자기의 삶을 포기하는 자다. 수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수영장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일하기 싫은 사람은 직장을 바꾼다고 해결이 안 된다. 건강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약을 먹는다 해도 병이 낫는 게 아니다.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상대를 바꾼다고 해서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사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견디지만 직공은 힘들면 사표를 낸다. 연인은 불쾌하면 헤어지지만 부부는 불쾌해도 참고 산다. 자기와 남의 행복에 책임을 지키는 사람이 어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내 자신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내 자신이며,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내 자신이다. 내가 변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다. 내가 빛나면 내 인생은 화려하고, 내가 사랑하면 내 인생은 행복이 넘치며, 내가 유쾌하면 내 인생엔 웃음꽃이 필 것이다. 이와 반대로, 늘 원망하고 싫어하고 미워하면, 내 인생은 지옥이 될 것이다. 내 마음이 있는 곳에 내 인생이 있다.

하느님과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는 사람은 원수까지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하느님의 법은 우리의 목숨을 보호한다. 그러나 법을 어기면 자기와 이웃을 죽인다. 양심, 사랑, 정의, 법, 희망, 의리를 가득 싣고 바다 길을 가다가 무거워서 하나씩 바다 속으로 버리면 처음에는 빨리 달려갈 수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순조롭게 나아가기 위해 양심, 사랑, 정의를 버리고 짐을 가볍게 한다. 그러나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는 남는 것이라고는 이기심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A. 쉬바이처). 지금 내가 추구하고 있는 것이 항구에 닿았을 때 내 배에 남는 것이다.


“타인을 자기 자신처럼 존경할 수 있고, 자기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을 타인에게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참된 사랑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그 이상 가는 사람은 없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행복한 관계는 인간관계에 있다
         요한복음 14,1-12

 

인천시에 18년째 야쿠르트 배달을 하는 송옥례(55세) 씨는 노년을 쓸쓸하게 보내는 홀몸 노인들에게 13년 동안 매달 야쿠르트 200개씩 선물해왔다. 그 동안 그가 선물한 야쿠르트는 무려 3만개나 된다. 그의 노인 사랑은 이 뿐만이 아니다. 퇴근한 뒤에는 시간을 쪼개 장구와 창을 배워 6년 전부터 지역 노인복지센터에서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음악 봉사를 하고 있단다. 송 여사는 “한 달에 3만 원쯤 투자해 야쿠르트 200병을 드리는 건데, 거창하게 기부라고 하는 것이 민망할 따름입니다. 그저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답니다. 은퇴한 뒤에도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마땅한 재주가 없어 장구와 창을 배웠습니다. 제가 부르는 민요를 듣고 즐거워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제 재능이 조금이나마 쓸모가 있구나 싶어 기쁘답니다.”하고 말했다. 송 여사처럼 외롭게 살아가는 노약자들에게 살맛을 느끼게 하고 웃음을 잃지 않게 해주는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그는 고독한 상대를 만나도 상대방의 기운에 휩쓸리지 않고 사랑스럽게 감싸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늘 마음이 넉넉하여 주변 사람을 잘 챙겨준다. 남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울거나 함께 웃어주는 사람이 천국에 가서 하느님과 함께 살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 집에서 살 자리를 마련하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셨다. 아버지 집은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도시’나 ‘천상 예루살렘’(히브 12,22)이나 ‘영원한 거처’(루카 16,9)처럼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부활하게 하여 당신 오른쪽에 앉히고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당신과 함께 살게 하신다(요한 14,23). 그들은 하느님 왕국의 잔치 상에 앉아 먹고 마시는 특혜를 받는다.

천상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예수님과 고난을 함께 해야 한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당신의 고통에 참여한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으신다. 나와 함께 웃은 사람은 잊을 수 있지만, 나와 함께 운 사람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법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낮추고 자기와 이웃에게 순종하는 이들을 품에 꼭 안고서 당신을 닮게 하여 영원히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셨다. 우리가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을 때 기쁨과 행복에 겨워하듯, 천상에서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 뵈면 영원히 사랑으로 활활 타오르고 형언할 수 없는 만족과 행복의 극치를 만끽하기에 이른다. 성인들은 하느님을 만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과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하고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 세상에서는 우리가 희미한 거울을 보듯 그분을 어렴풋이 알지만 천상에서는 영원히 그분과 얼굴을 맞대고 살게 될 것이다(1코린 13,12).

하느님과 함께 살려면 성체성사에 참여하여 예수님과 하나 되어야 한다. 성찬의 식탁에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먹고 마심으로써 그분과 일치하기 시작하면 천상에서 완전히 일치하여 하느님 아버지와도 하나 되는 신비 속으로 들어간다. 하느님과 하나 되기 위해서는 사랑의 이중계명을 지켜야 한다. 사람들과 하나 되는 사람이 곧 하느님과 하나 된다. 이 일치는 내 둘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와서 정분을 나누고 사랑을 속삭이는가에 달려 있다. 요구르트 아줌마처럼 많은 사람에게 유익한 사람이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살고 참으로 행복해진다. 행복한 사람은 남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남을 복되게 해주면 자신의 행복도 한층 더 커지는 법이다. 지금 옆에 있는 가족들과 동료들과 이웃에게 감사하자.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행복해지고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가 장수의 비결일 뿐만 아니라 영생과 영복의 열쇠이기도 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를 외롭게 하고 내 삶을 괴롭게 만든다고 해서 그를 피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곧 자기를 멀리하고 미워하는 것과 같다. 인간관계를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고통을 견디어내기 위해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부드러운 사람은 행복하고,

 자기에게 후하고 남에게 가혹한 사람은 불행하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 주일 복음 묵상 · 해설(가해). 가톨릭출판사 2007년.

---,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장. 입문, 새 본문 번역, 해설– 도서 출판 으뜸사랑 2013년

---, 루카 복음. 루카복음 3-24장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년

---, 마태오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년 개정초판

---,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년

---, 마르코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년 개정 초판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년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