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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6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25 조회수717 추천수8 반대(0)

 

계절의 여왕 5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대부분의 본당은 5월에 성모의 밤을 지냅니다. 아카시아 향기가 그윽한 밤에 성모님의 순명과 성모님의 희생을 생각합니다. 온전한 사랑으로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였던 성모님의 마음을 우리도 함께 따르겠다고 다짐합니다. 성모님에게 꽃다발과 노래를 드리면서 우리들의 마음도 함께 봉헌합니다.

 

오늘은 부활 제6주일입니다.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사랑은 행동이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다가 고통을 받을 수도 있고, 주님을 증거하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끝까지 주님을 믿고 주님의 계명을 지키면 성령께서 많은 축복을 주실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예전에 수녀님들께서 운영을 하시는 보육원엘 갔었습니다. 아이들이 100여명 있었습니다. 미혼모들이 맡긴 아이들, 결손 가족이 맡긴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수녀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맛있는 음식을 먹여도,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도 아이들이 약하고, 자주 아픈 것을 봅니다.” 시설과 환경 그리고 음식으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족과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육체적으로 허약해진다는 수녀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사도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된 사람들에게 안수를 해 줍니다. 안수를 통해서 사랑의 성령, 위로의 성령, 뜨거움의 성령이 신자들에게 내리도록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사도들을 두려움에서 나약함에서 자유롭게 해 준 것도 바로 성령의 기운이었습니다. 필립보스 사도가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도 성령을 체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암 수술을 앞둔 교우 분을 위해 안수기도를 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수술을 앞두고 두려워하던 자매님은 안수기도를 받으시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께 맡기신다며 웃는 얼굴로 병원으로 가셨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성령께서 함께 하시면 근심과 걱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매일 기도를 열심히 하시던 할아버지께서 암에 걸리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이제 모든 것을 하느님 아버지께 맡기신다고 하시면서 나이도 많으시니 수술도 하지 않고 암을 손님으로 받아들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를 위해서 기도를 드리면서 삶과 죽음을 초월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여러분이 나를 사랑한다면 나의 계명들을 지키십시오. 그러면 나도 아버지께 청하겠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여러분에게 또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실 것입니다. 그분은 항상 여러분 곁에 있을 것입니다.” 어릴 때, 어머니께서 어디 먼 길을 가실 때면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반찬도 미리 만들어 놓으시고, 빨래도 다 해 놓으시고, 찬장에 용돈도 넣어 두시고, 밥도 넉넉하게 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일이 있으면 작은 집에 연락하라고 하시고는 먼 길을 다녀오셨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골을 다녀오신 적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서 미리 준비를 해 주셨습니다. 말씀과 가르침을 통해서 참된 진리에 이르는 길을 알려 주셨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해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양식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말씀 하신 것처럼 협조자, 위로자인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도종환 시인은 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에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은 또 어디 있으랴길가에 피어나는 작은 꽃들도 다 저렇게 흔들리며, 비에 젖는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우리들의 인생 또한 때로 갈등의 바람에 유혹의 바람에 욕심의 바람에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근심과 걱정의 비가 내리고, 좌절과 고통의 비가 내리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그러나 우리들 또한 충실하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면 행복의 꽃이 필 것입니다. 사랑의 꽃이 필 것입니다.

 

교우 분들과 함께 과 중국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남경에 있는 중산릉을 다녀오는 길에 자매님 한분이 길을 잃었습니다. 형제님들 중에서 두 분이 자매님을 찾기 위해서 차를 주차한 곳으로 먼저 갔습니다. 나중에 자매님은 찾았지만 그 자매님을 찾으러 갔던 형제님들이 길을 잃었습니다. 낯선 땅이고, 중국은 워낙 땅이 넓기 때문에 주차장도 여러 곳에 있었습니다. 형제님들은 주차장이 하나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내려갔다가 많은 주차장을 보고 당황하였고, 순간 길을 잃었습니다. 중국 학생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나중에 다시 만났습니다. 잃어버린 양을 찾으면 주인이 기뻐하신다는 성경 말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매님을 찾으러 갔다가 길을 잃고 고생하신 형제님들을 생각하면서 오늘 제2독서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선을 행하다가 고난을 겪는 것이 악을 행하다가 고난을 겪는 것보다 낫습니다.”

 

빛이 아무리 작더라도 그 빛은 어둠을 이깁니다. 지금 자신의 몸에 성령의 불을 붙이십시오. 그분의 도움을 청하십시오. “성령이시여! 나약한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에게 오소서. 저희 몸에 당신의 불꽃을 당기소서. 그리하여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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