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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눈으로.. 47. 가난한 사람과 재산을 나눌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29 조회수641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나 : 예수

 

 47.

 

   내가 제자들을 보고 말했다.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 주겠다."  내 말을 기다리면서  제자들은 모두 조용히

나를 쳐다보았다.

 

 ...................................

    "어느 날 한 남자가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으로 갔다.

성전 안에 들어갔을 때 그는 자기가 못 올 자리에 온 것만 같이 느껴졌다. 

살아 오면서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으며, 하느님의 계명을 얼마나 많이 거역했었는지 모두 생각이 났던 것이다.  성전 뒷쪽에 앉아서 그는, 하느님께서 과연 자기를 용서해 주실는지, 그리고 하느님의 참된 아들이 될 수 있도록 자기를 도와주실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아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나쁜 놈을 사랑하실 리가 없어.  나도, 저기 성전 앞쪽에서 기도하고 있는 저 사람들과 같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느님께서는 저 사람들을 나 같은 놈보다 더 사랑하실 거야.' 하고 그는 생각했다. 

 

성전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었고, 자기들끼리 성서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했는데, 그 사람들이 참으로 거룩해 보였던 것이다.

 

    그 사람은 일어나서 성전으로 나갔다.  성전 밖에서 그는 굶주려 바싹 마른 거지 한 명을 만났다.  그 거지가 구걸을 하자, '불쌍한 사람, 고생하고 있군. 도와 줘야지.' 하며

주머니의 돈을 모두 꺼내어 거지에게 주었다. 

 

거지는 그 돈이 그가 가지고 있던 돈의 전부인 것을 알고는,

'하지만 선생님은 한 푼도 없지 않습니까?' 하자, '그건 그래요. 하지만

그 돈을 나보다도 당신한테 더 필요할 거요. 나는 그 돈이 없어도 한 동안 지낼 수가

있으니까, 가지고 가서 먹을 것을 좀 사도록 해요.' 하고 그는 대답했다.

 

    '좋으신 양반, 그러면 제가 먹을 것을 살 테니까 같이 나눠 먹읍시다.' 거지가 말했다.

    '그렇게 하면 좋겠군요.' 하고 그는 거지와 함게 먹을 것을 사러갔다.

 

시장으로 가는 도중에, 낡아서 찢어진 옷을 입은 한 거지가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련한 사람, 몹시도 춥겠군.' 하고 생각하면서 그는 자기 코트를 쳐다보았다. 

 

'난 이 코트가 필요 없어. 집에 또 하나 더 있거든.' 하면서 그는 코트를 벗어 그 거지에게 주었고, 거지는 코트를 받으며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런데 코트를 벗어 주고 추워서 떠는 그를 보고 거지가 말했다.

'이젠 선생님이 추위를 당하셔야 하니 이 코트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난 집에 코트가 또 하나 있거든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추우십니다.' 받은 코트를 들고 있던 거지가 말했다.

 

    돈을 받았던 첫 거지가 코트를 받은 거지에게 말했다. 

'선생님이 저에게 돈을 주셔서 같이 먹을 것을 사러 가는 중이오. 같이 갑시다.

저희가 함께 가까이서 걸어가면 선생님을 따뜻하게 해드릴 수가 있어요.' 

그 세 사람은 팔짱을 끼고 걸었다. 

새로 생긴 두 거지 친구 사이에 끼여 그는 춥지 않게 걸어갔다.

 

   셋이서 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신발도 없이 맨발에 살이 갈라져 피가 흐르는 거지를

만나게 되었다. '불쌍한 사람, 얼마나 발이 아플까.' 하고 생각한 그는 자기 신발을

벗어서 거지에게 주며 말했다.

'발이 더 상하지 않게 이 신발을 신어요.'

 

    발을 다친 그 거지는 신발을 받아 신고 좋아하다가 그가 맨발인 것을 보고 말했다. 

 '선생님은 맨발이 되셨네요. 돌멩이게 다치실 텐데요.'

 

    '괜찮아요. 집에 가서 발을 씻고 다른 신발을 신으면 돼요.' 그가 말했다. 

첫 번째 거지가, 자기가 받은 돈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세 번째 거지도 같이 가서

음식을 먹자고 말했다.  모두 팔짱을 끼고 네 사람은 음식을 사러 갔다. 

세 거지들은 그를 땅에서 약간 들어올려 그의 발이 다치지 않도록 했다.

 

    네 사람이 걸어갈 때, 성전 앞쪽에서 기도하던 남자들이 마주 걸어오고 있었다. 

그 남자들은 마주 걸어오는 네 사람을 피하려고 길을 건너갔다.  한 남자가 화난 소리로

말했다.  '요즘에 웬 거지들이 이렇게 많은지, 원. 동네를 다 망쳐 놓는다니까.'

 

    또 다른 남자가 말했다. 

 '그러게 말야. 성전 문지기들은 몽둥이로 왜 저런 거지들을 쫓아 버리지 않는 거야.'

 

   거지들 사이에 끼여 가던 그가 앞으로 나서며 항의했다. 

'이 거지들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친 일이 없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동정을 베풀어 주면

될 사람들입니다.'

 

    그 남자들은 모두 웃어댔다.  그러다가 그 중 한 남자가 빈정대며 말했다. 

 '저것 좀 봐. 거지가 거지를 변호하는군.'   그러자 거기 있던 남자들이 모두

그 네 사람을 향하여 돌을 던지며 소리쳤다. '꺼져라, 이 버러지 같은 놈들!'

 

  돌이 날아오자 그는 팔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나 돌 하나가 머리에 맞아, 피를 흘리며 땅에 쓰러졌다.  세 거지들은 그가 돌을 맞지 않도록 자기 몸으로 돌을 막으며

그를 둘러쌌다.  한 남자는 끝까지 돌을 던지며 소리질렀다.

 '버러지 같은 거지들, 인간 찌꺼기들, 우리 동네에서 꺼져라!'

 

   세 거지들은 그를 안고, 돌이 날아오고 욕지거리가 들려 오는 그곳을 떠났다. 

그들은 그가 혼자 살고 있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침대 위에 눕히고 상처를 씻어 주었다. 얼마 후 그가 눈을 어렴풋이 뜨며 말했다. 

'친구들, 이제 죽을 때가 된 것 같아요. 난 그걸 알 수 있어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제 괜찮아지실 겁니다.'  거지들은 그가 죽는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고 하였다.

 

   '친구들, 내 명이 다 된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러나 여러 친구들한테 둘러싸여서

죽게 되니 오히려 난 행복해요.  그리고 아까 그 남자들이 나를 당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취급한 것이 정말 기뻐요.' 그가 흐뭇한 듯이 말했다.

 

   '선생님은 돌아가시지 않을 겁니다.'  첫 번째 거지가 말했다. 

'같이 식사하자시던 것을 어떻게 합니까?  약속하시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내가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어 버렸어요. 그러나 그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꼭 들어 주세요.'  그는 힘없이 말했다.

 

   '말씀하십시오.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셋이서 동시에 대답했다.

 

   '나를 위해 기도를 해 주세요.  내가 하느님을 거역했던 일과, 하느님의 계명을

어겼던 일들을 나는 잘 알고 있어요.  내 죄를 참회하고 보속할 시간이 좀 있었으면

좋으련만...' 하고 말하는 그의 눈빛이 점점 힘을 잃어 갔다.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선생님을 위해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선생님은 저희들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신 참으로 좋은 분이십니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었어요. 

오!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오니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면서 그는

머리를 떨구고 숨을 거두었다.'

 

.........................

 

    "내가 너희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하느님을 도와 드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가 궁핍한 사람을 도와 줄 때, 그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사랑의 선물이

되는 것이다. 불쌍한 사람에게 사랑과 우정을 나누어 주는 사람은, 그 사랑과 우정을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 되며, 그가 지닌 그 사랑은 바로 하느님께서

그에게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불쌍한 사람들을 변호하고, 그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자는, 바로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희생을 하는 것은, 그 사랑의 희생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지들 사이에서 숨을 거둔 그는 자신의 결점은 알고 있었으나, 자신의 장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기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었으나, 자신의 성행에 대한 보상은 청하지도 않았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천국에서 환영 받을 만한 사람이다.

 

   좋은 옷으로 치장하고 성전 안 앞쪽에 앉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열심히

기도하지만, 실생활에서는 거만스런 태도로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심판할 수 있는

심판관인양, 마치 천국에 미리 자리를 잡아놓은 듯이 행동하는 그 사람들과는 다르다. 

남을 멸시하면서 약하고 가난한 사람, 불행한 사람들을 도와 주기를 거절하는

그 사람들한테는 천국의 문이 닫힐 것이다.

 

   천국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겸손한 영혼들이 받는 보상이며, 지옥은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교만한 영혼들이 받는 대가인 것이다. 

항상 겸손하도록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염두에 두지 말고 남을 도와야 한다."

 

   제자들은 내가 한 말을 묵상하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유다가 말했다. 

"자네들 신발을 벗어 준다고 한번 생각해 보게, 그런 바보 같은 짓이 어디 있겠나."

 

   "네 신발을 내 주는 것이 네 영혼을 내 주는 것보다 나은 것이다." 하고 내가 대답했다.  제자들은 내 말을 묵상하느라고 모두 침묵을 지켰다.

 

   "가난한 사람과 재산을 나눌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것을 준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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