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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승천 대축일/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말씀자료:이기양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31 조회수721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 승천 대축일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1961년 세계 최초로 달나라 우주 비행을 했던 소련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아무리 우주를 돌아보아도 하느님은 안 보이더라"며 그리스도 신자들을 비웃는 말을 했습니다.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하늘에 계시지 않는다면 도대체 예수님은 어디로 사라지신 것일까요? 승천 대축일을 맞아 '승천'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우리는 이 승천 대축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승천'이란 원래 계셨던 하늘나라로 예수님께서 올라가신 것을 말하며, 우리의 궁극적 삶의 목표는 예수님이 계신 하늘나라임을 가르쳐 주는 사건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의 몸으로 33년간을 사셨던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실천하는 사람들 사이에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의 실현이 승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에 앞서 갈릴래아에 모여 있던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8-20).

  그런데 이렇게 당부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갈릴래아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올라가신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지요. 그러자 천사가 나타나서 그들을 가르칩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사도1,11)

  '어서 가서 말씀을 실천하라'는 의미이지요. 복음을 전하고 또 복음을 실천하는 곳이면 세상 어디에나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부활시기 동안 복음을 전하는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사도행전을 계속 들어왔는데 복음을 전하고 실천하는 사도들 안에 늘 주님께서 성령의 모습으로 함께 하셨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폴란드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하루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1941년의 일이었지요. 콜베 신부님이 있던 14호 감방에서 죄수 한 명이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수용소에서는 죄수가 한 명 탈출을 하면 그 감방에 있던 죄수 10명을 끌어내 아사형을 내리고 마지막에는 독을 주사해 죽이는 극형을 집행했습니다. 그 감방에서도 수용소 소장이 아사형에 처해질 10명을 차례차례 지명해 나갔지요.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울부짖으며 외쳤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제게는 아내와 자식이 있습니다."

  처절하게 애원하며 매달렸지만 독일군은 아랑곳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죄수들 사이를 헤치며 걸어 나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콜베 신부였지요.

  "저 사람 대신 제가 죽겠습니다."

  순간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귀를 의심했지요. 자진해서 죽겠다니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수용소 소장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지요. 콜베 신부님은 이렇게 끌려갔습니다. 10명의 죄인이 정해지면 그 아사 감방은 지옥을 방불케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콜베 신부님이 들어간 방의 사형수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성가를 부르며 평화롭게 생을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70여 년이 지난 요즈음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콜베 신부님의 삶을 되돌아보며 아우슈비츠를 방문하는데 수용소의 음산한 분위기와는 달리 14호 감방은 거룩하고 따듯한 분위기로 살아 계신 주님의 현존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많은 방문객들은 콜베 신부님의 무덤에 촛불을 밝히며 기도하고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며 경의를 표하고 그곳을 빠져나옵니다. 수용소 전체 죽음의 공간이 거룩한 장소로 변화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곳에 주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은 예수님이 계신 그곳이 신자들이 궁극적으로 돌아가야 할 곳임을 가르쳐 줍니다. 세상을 살면서 말씀의 실천 속에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천상고향이 우리가 가야할 곳임을 기억합시다.


[말씀자료 : -이기양신부- I 편집 : 원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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